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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4 2009

뉴욕일원에 한국제과점 경쟁 불붙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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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8일 한국의 대형 식품사 CJ푸드빌 계열인 제과점 ‘뜨레쥬르’가 포트리 H마트에 입점하면서 기존 업체들과 본격적인 시장 쟁탈전에 들어간 것. 뜨레쥬르의 시장 진입으로 그동안 승승장구하던 파리바게뜨와 다른 중소업체들이 잔뜩 긴장하고 있다. 앞으로 업체간 피말리는 경쟁이 불가피하기 때문.

반면 소비자들은 선택의 폭이 커져 즐거운 고민을 하고 있지만 일부 중소업체들은 대기업 계열 제과점의 잇따른 뉴욕 시장 진출로 기존 고객들의 이탈 현상을 두려운 눈길로 주시하고 있다.

‘공룡’들의 진출=이번 뜨레쥬르의 뉴욕 진출을 두고 업계에서는 대기업을 등에 업은 ‘공룡의 입성’이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뜨레쥬르는 현재까지 미주 지역에 13개점을 주로 직영 형태로 운영하고 있었지만 최근 프랜차이즈(가맹점) 시스템으로 전환했다. 지난달 연이어 문을 연 보스톤과 포트리의 H마트에 입점한 점포들은 모두 프랜차이즈다.

포트리점 알렉스 김 대표는 “내년 중 플러싱과 에디슨 H마트에도 매장을 오픈할 계획”이라며 “앞으로 뉴욕과 뉴저지에 새로운 가맹점을 계속 늘려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뉴욕 일원에서 운영되는 크고 작은 제과점은 대략 40여곳. 파리바게뜨가 지난해 뉴욕 일원에 진출하기 전까지는 기존 몇몇 업체가 독주하고 있는 가운데 각 타운별로 중소업체들이 선전하고 있는 모습이었다.

특히 뉴저지에서는 신라제과 등 비교적 작은 규모의 빵집들이 주를 이루며 다양한 빵을 선보여왔다.

정면대결 피하고 탐색전부터=이번 뜨레쥬르의 뉴욕 진출에 기존 대규모 제과업체들은 외형적으로는 여유만만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미 동북부 지역에 진출한 파리바게뜨는 뜨레쥬르와의 차별성을 강조하고 나섰다.

서정아 마케팅 디렉터는 “뜨레쥬르 개점을 앞두고 내부적으로 대책을 논의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뜨레쥬르 배후에 CJ라는 거대기업이 있다고는 하지만 우리는 빵 하나만으로 수십 년간 한 우물을 판 ‘삼립식품’이 있다. 허트(Heart)부터 다르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에 대응해 파리바게뜨는 곧 플러싱 노던블러바드점을 오픈할 예정. 또 매장 인테리어에도 다양한 변화를 주는 등 상당히 신경을 쓰는 기색이다. 특히 파리바게뜨 내부에서는 프랑스풍의 고급 제품들로 시장에서 이미 인정을 받았기 때문에 아직 검증되지 않은 뜨레쥬르에 비해 우위를 점하고 있다는 목소리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뜨레쥬르 측도 애써 파리바게뜨와의 정면대결은 피해가려는 분위기다. 포트리 뜨레쥬르 정형모 매니저는 “양사 제품의 품질은 비슷하지만 가격면에서 뜨레쥬르가 조금 낮다”며 “고급 제품들도 많지만 한국의 ‘빵집’을 연상시키는 정감 있는 제품들이 가장 큰 특징이자 매력”이라고 강조했다.

군소업체들 걱정만 ‘태산’=대형업체들의 정면승부를 앞두고 전운이 감돌고 있는 가운데 다른 중소 제과점들은 초조한 기색이 역력하다. 자칫하면 중소업체의 존립마저 위협받을 상황이 밀어닥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다.

17년째 뉴저지 팰리세이즈파크에서 신라제과를 운영하고 있는 김영재 사장은 “오랫동안 어렵게 터를 닦아놨는데 한국식 제품에 대한 시장 검증이 끝났다고 대기업들이 너도나도 한인시장에 진출한다면 어느 누가 살아남을 수 있겠느냐”며 “우리같은 영세업체가 애써 키운 시장을 대기업들이 거저 집어먹겠다는 속셈으로밖에 볼 수 없다”고 하소연했다.

소비자들은 즐거운 비명=파리바게뜨에 이어 뜨레쥬르까지 뉴욕 일원에 진출하면서 소비자들은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선택의 폭이 그만큼 넓어졌기 때문.

포트리에 거주하는 김영선(32)씨는 “한국에서 즐기던 빵을 미국에서도 그대로 먹을 수 있어 너무 좋다”며 “딱딱한 미국 빵에 비해 한국 빵 품질이 아무래도 더 좋기 때문”이라고 기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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