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이명박 대통령(가운데)과 원자바오 중국 총리(오른쪽), 하토야마 유키오 일본 총리가 5월30일 제주에서 한·중·일 정상회의를 가진 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 채소 · 과일 등 전방위 타격 우려
우리나라와 중국의 자유무역협정(FTA) 추진이 가시권에 들면서 농업계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지금까지의 자유무역협정이 ‘중형 태풍’이었다면 중국과의 FTA는 우리 농업을 송두리째 뒤흔들어 쑥대밭을 만들 수 있는 ‘초대형 태풍’이기 때문이다. 이에 농업계에서는 ‘중국과의 FTA는 우리 농업에 대한 사형선고’라는 극단론까지 등장하고 있다.
FTA의 경제적 효과를 내세우며 농업부문 영향을 보수적으로 측정하는 일반 경제연구기관들조차 중국과의 FTA가 추진되면 ‘우리 농업기반은 크게 흔들릴 것’으로 진단한다. 어떤 방식으로든 큰 충격과 피해가 불가피할 것이란 예측이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은 여러 보고서를 통해 중국과의 FTA가 체결될 경우 우리 농업 생산액은 2005년에 비해 20% 감소하고, 연간 116억7,200만달러(약 13조원, 관세 전면철폐 기준)어치의 중국산 농산물이 더 수입될 것으로 추정했다. 또 관세 감축이 90% 이뤄질 경우 2004년 마이너스(-)21억달러였던 농림수산무역수지는 마이너스123억달러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우리나라와 중국은 지리적으로 가깝고 작목 구조나 소비자 선호도 비슷한 데 반해 경쟁력에서 차이가 나고 규모의 차이도 효과로 작용할 것이란 게 근거다. 한마디로 경쟁이 안된다는 얘기다.
농협경제연구소의 분석을 보면 충격의 강도가 좀더 피부에 와 닿는다. 농협경제연구소는 중국과의 FTA로 관세가 철폐되면 중국산 채소류 수입 가격은 국내산의 20~70%까지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고추·마늘·양파·당근 등 주요 채소류 시장을 뒤흔들 가능성이 크다. 중국산 건고추가 관세 없이 수입될 경우 국내산 가격의 24% 수준에서 유통되고, 중국산 고춧가루 가격은 국산의 16~20% 수준까지 떨어질 것으로 추정됐다. 통마늘은 국내 가격의 37%, 깐마늘은 21% 수준에서 각각 거래되고 건조양파는 국내 가격의 16% 수준까지 떨어질 것이란 분석이다. 당근은 물론 김치·배추 등도 큰폭의 수입가격 하락이 예상된다.
양벚을 제외하고 수입금지구역으로 묶여 있는 과일도 안심할 수만은 없다. 중국은 지난 2004년 우리나라에 사과·배 등 4개 과일품목에 대해 수입금지 해제 요청을 해 놓고 있다. 또한 2007년을 기준으로 우리나라가 수입한 사과주스의 55%가 중국산이며, 중국이 사과 수출을 위해 사과특화지역 농가에 보조금을 지급하는 등 품질 제고에 나섰다. 배 역시 산둥성에 〈신고〉와 〈황금〉 등 우리 배 품종으로 한국시장을 겨냥한 수출단지가 조성돼 있다. 곡물류와 축산물도 크게 다르지 않다. FTA 협상만 이뤄지면 언제든지 시장 개방을 압박할 수 있는 만반의 준비가 돼 있는 것이다.
<출처 : 농민신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