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음식, 미국인의 입맛을 사로잡다
조회674미국 사람들이 한국 음식의 독특한 맛의 세계로 빠져들고 있다. 미국에서 이미 피자, 햄버거만큼 대중화되어 있는 중국 음식이나 일본 음식의 뒤를 이어 한국 음식을 좋아하는 매니아들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
라스베이거스 시장의 큰며느리인 에밀리 굿맨도 일주일에 한 번 이상 한국 레스토랑을 찾을 정도로 한국 음식 매니아. 비빔밥과 갈비를 특히 좋아하는데 파전이나 순두부, 된장찌개 등 안 좋아하는 한국 음식이 거의 없을 정도다. 그녀는 1년 동안 한국에서 살아본 경험이 있어서 거의 매일 먹을 정도로 한국 음식에 빠져들게 됐다
“남편은 한국에 한번도 가본 적이 없는데도 이제는 나와 함께 한국 식당에 가는 걸 좋아해요. 매운 것도 잘 먹고 김치는 없어서 못 먹지 너무 좋아하죠. 한국 음식 때문에 한국이 제2의 고향같이 느껴져요.”
최근 LA 한국문화원이 실시한 설문 조사에서도 한국 음식에 대한 미국인들의 관심이 잘 나타나 있다. 문화원이 LA한국센터 개관에 맞춰 타 인종 33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 조사 결과에 따르면 한국 하면 생각나는 문화아이콘으로 43%가 한국 음식을 꼽았으며 그 밖에 무술(23%), 한글(8%), 문화콘텐츠(8%) 등이 뒤를 이었다. 또한 미국 내에서 가장 손쉽고 많이 체험할 수 있는 한국 문화아이콘으로도 응답자의 절반인 50%가 한국 음식을 선택, 역시 한국 음식이 한국 문화를 가장 크게 대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3월에는 미국 건강 잡지 ‘헬스(Health)’지에 의해 김치가 세계 5대 건강식품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김치는 요거트, 올리브유, 인도의 렌틸스(lentils·렌즈콩), 일본의 콩(soy)과 함께 세계인의 건강을 지켜주는 헬스 푸드로 당당하게 자리매김을 하게 된 것이다. 헬스지는 “왜 김치를 먹어야 하나”라는 질문에 “김치는 비타민 A, B, C가 함유되어 있고 무엇보다도 락토박실리(lactobacilli)로 불리는 헬시 박테리아(healthy bacteria)가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때문에 김치는 소화를 촉진하고 항암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고 전했다.
LA AT센터(농수산물 유통공사) 김학수 지사장에 의하면 “김치는 조류독감의 대안식품으로도 자주 거론되고 있으며 김치에 대한 미국인의 인지도는 40% 이상이 될 것”이라고 한다. 냄새가 다소 강해서 접근성에 어려움이 있긴 하지만 일단 한번 김치 맛을 본 사람들은 다시 찾게 되는 장점을 갖고 있기도 하다.
라스베이거스에 사는 40대 후반의 미국인 리처드는 김치가 없으면 안 되는 대표적인 케이스. 몇 년 전 우연히 한국 식당을 찾게 되었고 그때부터 한국 마켓에서 김치를 따로 사다가 먹을 정도로 김치를 좋아하게 되었다. 그런데 문제는 그의 부인이 김치 냄새를 못 견뎌 하는 것. 때문에 그의 집 차고에는 그를 위한 김치전용 냉장고가 따로 마련되어 있다. 리처드는 일주일에도 몇 번씩 차고에 있는 냉장고에서 김치를 꺼내 뒷마당으로 들고 가서 그 곳에 있는 테이블에 앉아 혼자서 김치의 맛을 음미하곤 한다.
리처드같이 백인이 한국 마켓에서 김치를 구입하는 경우는 아직까지 흔한 경우는 아니다. 그러나 분명한 건 눈에 띄게 늘어나고 있다는 것. 게다가 최근 들어서는 미국 마켓에까지 김치가 진출하고 있어서 김치의 미국 정복을 꿈꾸어 볼 만하다.
실제로 ‘김치의 미국 정복’을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이 많다. 한국의 ‘종가집 김치’도 미국에 진출해서 선전을 하고 있으며 현지 생산 업체들도 미국 시장에 맞는 김치를 개발하여 주류 마켓에 김치를 선보이고 있다. 그 중 젓갈을 사용하지 않고 만드는 ‘독도김치’나 미국 할인점 코스트코에 납품을 하고 있는 ‘코스모스 김치’의 선전이 눈에 띈다
한국 사람들이 별로 없는 미국 동부 버몬트주에서 시작해 미국 동부 지역에 보급되고 있는 ‘순자김치’의 인기도 놀랍다. 버몬트 주립대와 미들베리대, 뉴햄프셔주의 다트머스 대학 내 카페테리아에 김치를 공급하고 있는 ‘순자김치’의 연평균 매출은 100만달러(약 9억5000만원) 선. 16온스(453g) 유리병에 담긴 김치는 월평균 1만5000개가 생산되고 가격은 4달러(3800원)다. 순자김치는 깍두기 대신 무를 얇게 저며 샌드위치에 넣어 먹도록 변형시켰고 그녀의 단골 고객들은 김치를 파스타에 얹어 먹는 등 김치의 이용도도 무척 다양하다.
“김치는 숙성 발효 식품이라 유통과정의 관리가 까다롭습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소비자가 집에 가져가서 뚜껑을 열 때 국물이 넘치기도 하지요. 이런 점을 보완하기 위해 업체와 함께 연구 중입니다. 이 문제가 개선될 때 김치의 대중화는 시간문제입니다.” LA AT센터 김학수 지사장의 말이다. 김 지사장에 따르면 외국인 요리사를 대상으로 김치 요리 경연대회를 개최하는 등 김치 홍보를 위한 다각도의 노력이 진행되고 있다.
정부 기관과 업체의 노력은 물론이고 최근 들어 미국 내 한국 요식업계에서 불고 있는 새로운 시도가 미국 주류 사회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다. 인테리어를 세련되게 꾸미고 서비스 방법을 보다 미국인들에게 맞게 개선하는가 하면 과감하게 코리아타운을 벗어나서 한국 식당이 하나도 없는 곳에 용기있는 도전을 하는 신세대들이 늘고 있다.
LA aT Center (자료원: 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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