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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3 2006

미국 경제의 현황과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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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미국 경제의 현황과 전망


홍승모

뉴욕시립대 교수·경제학


지난 수년간의 미 경제를 진단할 때 많은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절감하는 점은 꾸준한 성장이 있었다는 정부 발표와는 달리 실제 소비는 그리 시원스레 증가해 오지 않았다는 것이다. 실제로 2001년 이후 지표상의 경제는 그래도 연평균 2.5~3.5%의 성장을 한 것으로 나타나나 소비의 증가세는 눈에 띄게 증가도, 둔화도 되지 않은 관망세라 할 수 있겠다. 90년대를 미국서 보낸 사람들이라면, 그 시절과 현재의 뚜렷한 차이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유가는 천정부지로 치솟고, 뚜렷한 경제성장세를 감지할 수도 없는 상황하에서 인플레이션을 우려하여 취하는 조치라는 이자율 상승은 또 무엇이며, 그렇다고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에서 통화정책의 근간으로 사용하고 있는 연방기금 금리의 상승분만큼을 주택대출 이자율이 따라잡고 있는 것 같지도 않다. 미국의 재정적자 및 무역수지적자는 이 모든 다른 요소들과 어떠한 관계가 있을까. 이 모든 변수들을 모아 종합적으로 분석해 본다.


90 년대 미 경제에 대한 복습


우선 참고로 소위 호황이라 불리는 90년대엔 미국 경제가 얼마나 성장했고 그 요인은 무엇이었나에 대한 고찰이 필요하다. 미국 경제의 90년대 연평균 성장률은 약 7~8%대에 이르렀던 것으로 추산된다. 미국의 경제규모로 볼때 이는 웬만한 개발도상국가들의 두 자릿수에 준하는 경이적인 성장률이라 할 수 있겠다. 그러한 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했던 건 뭐니뭐니해도 소위 실리콘 밸리로 대표되던 IT 산업의 비약적 성장으로 인한 생산성의 향상이 1차적인 요인으로 꼽힐 수 있겠다. 이러한 생산성의 향상은 결국 2000년대 초의 공급과잉으로 인한 디플레이션의 우려마저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이러한 90년대 호황의 직접적인 수혜자 및 성장주도군은 아무래도 주식시장이라 할 수 있다. 이 시기의 연평균 주가상승률은 15~20%에 달했다. 이러한 쾌속 성장의 이면엔 엔론 스캔들과도 같은 궁극적 거품의 산물이 나오게 되며, 결국 2000년 8월 아마존닷컴 주식의 추락을 신호탄으로 많은 90년대 장세를 이끌었던 닷컴 신화의 막을 내리게 된다. 특히 신화의 선두주자였던 아마존닷컴은 추락 전 한때 주당 최고 110달러 선에서 거래된 적도 있었으나 거품붕괴 직후 휴지조각 이상의 가치도 없는 바닥가를 형성했던 적도 있었다. 그러나 다행히도 주식시장 거품붕괴의 타격과 함께 미국 경제가 경착륙을 하지 않은 이유는 그래도 주택시장의 활황이 견실한 제조업들이 떠난 2000년 이후의 미국 경제를 떠받쳐 왔기 때문이라 할 수 있다.


통화량 공급 증가의 문제점


그렇다면 왜 지난 1년 사이에 FRB는 금리를 거의 4%포인트씩이나 올렸을까. 금리를 올리는 행위는 경기가 과열됐을 때 대출을 억제해 인플레이션을 막고 과열된 경기를 식히기 위해 일반적으로 취해지는 조치인데, 과연 그간 미국의 경기가 인플레이션을 우려할 만큼 과열됐는지 생각해 봐야 한다. 특이한 것은 늘 FRB는 금리인상의 요인을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라고 표방하고 있으나, 실제로 지난 2000년 이후 미국의 물가상승률은 연 1.5~2.5% 수준이었는데, 이것은 역사적으로 볼때 통상적인 물가상승률에 준하거나 그보다 조금 낮은 수준이라 할 수 있겠다. 게다가 물가상승률보다 겨우 1%포인트 정도 앞서가는 경제성장률은 실질성장률을 연 1% 정도 되게 하는데 어디 인플레이션을 우려할만한 과열경기가 있었단 말인가.


물론 지난 몇년간 낮은 이자율과 이에 따른 낮은 주택 모기지 및 담보 대출 이자율 등도 낮아 많은 주택 소유자들이 이러한 대출을 이용하여 과소비를 지속해 왔다는 점, 그리하여 미국의 일반적인 소비성향이 마이너스 저축을 우려해야 할 정도로 심각하다는 것은 사실이다. 또한 현재 4.5% 정도 되는 미국의 실업률이 통상적으로 미국의 완전고용시 나타나는 자연실업률에 가까워 수치상만으론 미국의 전 근로인구가 직업을 가지고 있는거나 마찬가지니 그로 인해 소비심리가 떠받쳐진다고 주장하는 것도 일리가 없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완전고용에 가깝다는 실업률의 계산방식은 사실은 계속되는 구직실패로 인해 아예 이미 구직을 포기해 버린 인구는 포함하지 않기 때문에 실제보다 과소평가됐으리란 점과 많은 기업들이 고정설비투자 비율이 높아 근로자의 고용안정성을 보장할 수 있는 제조업을 떠나 설비의 부담이 없어 수익률이 떨어지면 아무때나 기업을 정리하고 좀더 이윤이 높은 사업과 시장으로 자유롭게 이전해 갈 수 있는 서비스업이나 지식기반 산업으로 환골탈퇴를 한다는 점을 감안할 때 제조업 위주 기존의 경제구도에서 정리됐던 상당수 재교육이 필요한 근로자들이 안정된 고용과 능력에 맞는 대우를 보장받으며 직장생활을 하고 있지 못하는 불완전 취업의 상태일 거라는 점을 감안하면 강한 소비 성향 때문에 인플레이션을 우려한다는 것은 설득력이 약해진다. 인플레이션 주장을 옹호하기 위해서는 차라리 단기적으로는 치솟는 유가가 경제규모를 축소시키고 물가만 상승시키는 스태그플레이션을 불러올 수 있는 우려 때문이라고 하는 게 더 타당할 것이다. 또한 전국적인 것은 아니지만 뉴욕, LA, 휴스턴, 시카고 등 몇몇 대도시를 중심으로 과열양상을 보이고 있는 주택경기의 거품이 일순간 붕괴되면서 올 수 있는 경기 경착륙의 충격을 사전에 방지하기 위한 예방책으로 볼 수도 있다. 결국 궁극적으로는 미국의 대중 무역수지 적자만큼 미국에 넘쳐나는 달러의 공급이 인플레이션의 우려를 부추긴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연방기금 금리와 모기지 이자율 간의 괴리


표방하는 이유야 어떻든 지난 1년여에 걸쳐 4%포인트씩이나 오른 이자율은 경기를 둔화시킬 것은 분명하겠으나 이상한 것은 이에 비해 동기간 중 모기지 이자율은 상대적으로 크게 오르지 않았다는 것이다. FRB가 1%이던 사상 최저 이자율을 0.25%포인트씩 연차적으로 올리기 시작한 2005년 초에 최저 4.5% 정도이던 모기지 이자율은 현재도 약 6% 선으로 동기간 중 1.5%포인트 정도의 상승만을 기록했을 따름이다. FRB의 기준 이자율인 연방기금 금리 및 이에 준해 비슷하게 따라가는 단기국채 수익률 등이 미 금리의 가장 기본이고 모든 대출이자는 그에 연동하는 이치로 볼 때 기준금리가 4%포인트 정도 상승했으면 여타 금리도 그에 준해 상승해야 하는 것이 타당한데, 어떻게 모기지 이자율만은 그 상승폭에서 자유로울 수 있었을까. 이에 대한 대답은 중국의 대미 무역수지 흑자로 인한 미국의 넘쳐나는 달러로 이해될 수 있겠다. 즉 이러한 넘쳐나는 달러의 공급을 처분하기 위해서는 금융권은 대출을 늘릴 수밖에 없고 그러자면 대출이자를 낮춰도 힘든 마당에 기준금리를 따라 함께 그 상승폭만큼 올릴 수는 없는 것이다.


향후 미국경제의 전망


그렇다면 향후 미국 경제의 전망은 어떨 것인가. 우선 미국 경제는 유가 등 별다른 예측불허의 변수가 없는한 2006년에도 약 3.5% 정도의 성장을 계속할 것으로 보인다. 기준금리는 약 4.75~5% 선에서 안정을 찾을 듯하고 인플레이션은 약 2.5% 정도로 그리 위협적인 수치는 아니라 볼 수 있다. 실업률은 4.5~4.6% 정도, 1년 단기 국채 수익률은 약 4.85%, 10년 장기 국채 수익률은 약 5.06~5.08% 정도로 예측되고 있다. 또한 모기지 이자율은 7% 이상은 치솟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역사적으로 볼 때 8% 정도였던 평균 모기지 이자율에 비해 아직은 낮은 것으로 당분간 부동산 경기의 둔화는 가져올 수 있으나 이자가 높아진 만큼 매매가 약해져 궁극적으론 일부 과열지역의 거품을 빼는 조정국면을 가져와 장기적으로는 큰 위축없이 지속될 전망이다. 재정적자는 약 4000억달러 선으로 2010년까지 연간총생산 대비 1.3% 선으로 점진적으로 축소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으며, 무역수지적자폭은 약 700억달러 선에서 종료될 것으로 보인다. 소비자 신뢰지수는 1966년을 100으로 봤을 때 99 정도로 약간 약세에 있어 FRB가 우려하는 인플레이션이 결코 소비 증대에 기인한 것이 아니라는 필자의 지적을 뒷받침해 주고 있다.


< 필자 약력>

- 뉴욕시립대(CUNY) 경제·경영학 교수 (2002~현재)

- 브리지포트대 경영대학원 교수 (2002)

- 포담대 경제학 박사 (2000)

- 덴버대 국제학 석사 (1994)


자료원 : 뉴욕aT센터 / JoongangUSA(뉴욕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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