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징어 안 잡히는데 값도 떨어져… 업계 한숨
조회387최근 몇 년 동안 겨울철 부산 인근 앞바다는 오징어 전쟁터였다. 전 세계적인 수산물 수요 폭증으로 오징어 가격이 급등한데다 어획량도 많아 황금알을 낳는 바다로 불리기도 했다. 오징어잡이 채낚기와 트롤 어선을 비롯해 고등어잡이 대형선망 어선들까지 합세해 오징어 조업에 열을 올렸다.
그러나 올해 부산 앞바다는 비교적 한산하다. 오징어잡이 업계는 우울한 겨울을 보내고 있다. 본격적인 조업철을 맞았지만 생산 물량도 평년보다 감소한데다 무엇보다 가격이 크게 떨어졌기 때문이다. 오징어 성어기는 9월부터 이듬해 1월까지이다.
글로벌 경기 둔화 영향
내수 저조, 수출도 급감
작년보다 30% 이상 가격 내려
14일 국내 최대 오징어잡이 업계인 대형기선저인망수협에 따르면 지난 7월부터 11월까지 대형트롤 어선들의 오징어 어획 물량은 3만4천600t으로 전년 동기 3만8천300t에 비해 10% 감소했다. 위판 금액은 전년도 1천102억 원에서 올해는 760억 원으로 31% 줄었다.
부산 감천항 부산국제수산물도매시장의 위판 실적도 저조하다. 지난 11월 한 달간 도매시장에서 위판된 오징어 물량은 4천888t. 전년 동기 6천582t에 비해 26% 감소했다. 특히 위판 금액은 지난해 11월 228억 원에서 올 11월엔 106억 원으로 반토막났다.
부산국제수산물도매시장 관계자는 "㎏당 오징어 위판가격이 지난해에는 3천400 원까지 치솟았지만 올해는 1천600~1천800 원 정도에 그치고 있다"면서 "전년도보다 가격이 평균 30% 이상 내렸다"고 말했다.
최근 오징어 가격의 급락은 유럽발 재정위기로 촉발된 전 세계적인 경기 침체가 원인이 됐다. 수출 금액도 크게 감소한데다 내수도 부진하기 때문이다.
국내 오징어 최대 수출처는 중국이다. 지난해까지만 하더라도 중국에서 가공돼 유럽 등지로 팔려가는 오징어 물량이 상당했다.
그러나 올해는 수출 물량이 반토막이 났다. 지난 10월 말 기준으로 국내 오징어의 중국 수출은 1만6천709t으로 전년 동기 3만2천477t에 비해 49% 떨어졌다. 수출 금액도 지난해 8천913만 달러에서 올해는 3천334만 달러로 63%나 감소했다.
올 상반기 오징어 원양 조업 물량이 지난해에 비해 크게 늘어 재고가 많이 쌓인 것도 가격 하락을 부추겼다.
대형기선저인망수협 관계자는 "지난해까지 2~3년 동안 오징어 업계는 호황이었지만 올해는 기름값도 충당하지 못할 정도로 상황이 안 좋다"면서 "전 세계 경기가 호전되지 않는 한 오징어 업계의 불황도 장기화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출처 : 부산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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