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발 무역사기 주의보
조회1099선진국_무역대국 신뢰 이용 영국바이어_투자자 사칭
매력적인 조건 앞세운 선수금 요구엔 일단 의심해봐야
영국발 무역사기 사건이 늘고 있어 주의가 요망된다. 전 세계 경기가 침체되면서 절박한 기업인의 심리를 악용한 무역사기가 기승을 부리고 있는 가운데 영국은 무역중심 국가인데다 선진국이어서 신뢰도가 높기 때문에 영국 바이어나 투자자를 사칭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분석된다. 런던 KBC에서는 Q&A 게시판이나 공용메일을 통해 접수된 무역사기 사례를 통해 사건의 유형을 분석하고 대처방법을 내놨다. 주요 내용을 요약한다. <편집자 주>
무역사기의 시작은 스팸메일 또는 사설 B2B 사이트인 경우가 많다. 메일 내용이 특정 펀드 또는 유산상속의 수혜자가 됐다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혹시나 하는 생각에 답장을 보낼 경우 사기에 말려들 확률이 높다. 또 B2B 사이트에 등록된 연락정보를 이용해 상대에게 유리한 조건을 제시하는 방법으로 접근하는 경우도 많다.
무역사기 여부를 판단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다. 우선 발신전화번호가 070이면 의심해볼 여지가 크다. 영국의 지역번호는 01 또는 02로 시작하며 사업체들이 지역번호와 병행해 사용하는 08로 시작하는 번호도 있다. 휴대폰의 경우 07+0이 아닌 수다.
070 으로 시작하는 번호는 '퍼스널 넘버(Pesonal Number)'로 영국번호가 아닌, 어떠한 전화번호에도 포워딩이 가능한 번호다. 본래 이 번호는 출장 및 이동이 잦은 개인이 언제 어디서든 연락을 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070 번호를 이용해 영국 밖의 개인이 영국 사업자를 사칭하는 경우가 생길 수 있는 것이다. 또 070 번호는 한국의 060 번호처럼 부가서비스를 제공하고 수수료를 부과할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메일 발신인이 개인 이메일 주소를 사용한다면 역시 한번쯤 의심해 볼 만하다. 사업자가 편리한 국제교신을 위해 구글, 핫메일 등의 개인메일을 사용하는 경우는 있으나 영국의 은행, 정부, 정부기관 등에서 일하는 자가 공적인 업무에 개인메일을 사용하는 경우는 없다.
회사주소의 양식이 맞는지를 구글이나 Royal Mail(영국 우체국) 등에서 확인하는 것도 방법이다. 영국에서는 주소와 회사명이 회사의 중요한 아이덴티티로 여겨진다. 따라서 바이어가 전달하거나 홈페이지에 게시된 주소가 실제로 존재하는지, 양식이 맞는지 확인하면 된다.
영국의 주소는 1st Floor Brettenham House North, 12-13 Lancaster Place, London, WC2E 7EN(건물 내에서의 위치, 건물번호, 거리이름, 타운 또는 도시명, 우편번호)의 형식으로 이뤄져 있다. 구글맵이나 Royal Mail 홈페이지에서 우편번호를 통해 거리이름을 검색해 볼 수도 있다.
보통 무역사기의 경우 왜 속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허수룩한 구석이 많다. 영국발 무역사기에는 왜 속게 될까. 우선 앞서 말한 영국이라는 국가의 신뢰도가 배경이 된 가운데 매력적인 조건을 외면하기 힘들다는 이유가 있다. 보통 사기사건에 휘말리는 경우 상대에 대한 의혹이 완전히 없는 것은 아니나 상대가 제시하는 조건이 너무나 매력적이거나 사실일 경우 얻게되는 이득이 엄청나서 약간의 선수금을 버리는 셈치고 보내봤다는 사례가 많다.
공신력 있는 은행, 또는 운송업체 등 제3자를 개입시켜 설득력 있게 하는 점도 속게 만드는 장치다. 또 이 때 사칭하는 제3자의 명의는 실제로 해당 은행에서 근무하는 자일 경우가 많다. 다만 실제 본인 모르게 비슷한 이름의 개인메일을 생성해 자신이 은행직원인 것처럼 꾸미고 있다.
또 다른 사례에 따르면 인터넷에 운송업체 홈페이지를 제작해 두고 가짜 Tracking Number와 운송현황을 만들어 제공하기도 한다. 운송품이 세관에 걸려 관세를 납부해야 물품을 빼낼 수 있다는 전형적인 사기에 사용되는 수법이다.
이와 함께 송금이 필요한 사유에 대해 전문적 법령, 또는 제도를 쓴다. 선수금이나 송금이 필요한 이유에 대해 전문적인 인증제도, 법령 등 일반인이 검색하거나 이해하기 어려운 조항을 들기 때문에 자세히 검색해 보지 않고 믿게 되는 것이다.
이같은 사기에 걸려들지 않기 위해서는 우선 첫 거래에 너무 좋은 조건을 제시하거나 부당한 선수금을 요구할 경우 더욱 주의하고 따져 물어야 한다. 영국인은 합리적인 편이어서 충분히 이해 가능한 질문 등이 언짢아 계약을 보류하는 경우는 별로 없다.
영국의 사업자등록 및 실존 여부를 확인하는 것도 방법이다. 영국 내 사업자등록 여부는 법인등기소(Companies House, www.companieshouse.gov.uk)에서 할 수 있다. 홈페이지 메인화면 오른쪽 중간의 Webcheck 메뉴에서 회사이름이나 등록번호로 검색할 수 있으며, 회계정보가 등록된 회사의 경우 건당 1파운드의 온라인 결제를 통해 회계정보도 pdf 파일로 조회할 수 있다.
여느 나라와 마찬가지로 사업자로 등록됐다 해서 회사의 신뢰도가 높아지는 것은 아니다. 런던 KBC에 접수된 사기사건 사례 중 절반 정도는 영국에 사업등록이 된 회사에 의한 것이었다. 이런 회사는 사업등록 필수사항인 주소, 업종, 대표자 등을 제외한 기록이 없으며 재무제표도 등록되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사업자등록 여부 및 주소, 전화번호의 실존 여부를 사전 확인해야 하는 것이다.
송금처도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무역사기사건에 연루됐을 경우 확실한 송금처로 송금했다면 경찰에 신고하고 계좌를 추적할 수 있으나 송금처가 불확실할 경우에는 추적 자체가 불가능하다. 대부분의 무역사기 주체는 이러한 추적을 막기 위해 Western Union과 같은 1 : 1 송금시스템을 이용한 송금을 제시하고 있다. Western Union은 일종의 무통장거래로 수수료가 비싼 대신 신속하게 대금을 지불할 수 있으며, 수취인이 은행계좌를 가지고 있지 않아도 된다는 장점이 있다. 따라서 보통 여행지에서 급전이 필요한 관광객 등에게 유용한 서비스인 것이다. 이러한 서비스의 경우 문제 발생 시 송금액을 환불받을 수 없기 때문에 Western Union 홈페이지에서도 모르는 사람과의 거래나 첫 거래에 이 시스템을 사용하지 말 것을 당부하고 있다.
이 밖에 송금처가 공신력있는 은행의 계좌라고 하더라도 정상적인 영국기업이라면 회사명의로 된 은행계좌를 1개 이상 가지고 거래를 하는 것이 일반적이므로 개인명의 계좌로 송금을 요구할 경우 회사명의의 계좌정보를 요구해야 한다.
무역사기범과의 연락은 주로 MSN 메신저, 유선전화, 이메일 등의 방법을 통해 이뤄지고 있다. 그러나 영국인은 중요한 거래일수록 문서를 중시하는 관습이 있으며 전체적인 상거래 문화가 보수적이고 전통적인 방식을 고수한다. 따라서 거래에 있어 상식적이지 않은 점이 발견될 경우 꼭 문서로 확인하는 절차가 필요하다.
런던 K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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