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배합사료 생산
지난해 우리나라의 배합사료 생산량은 축산물 가격의 안정기조 위에서 양축농민들의 사육심리가 회복되면서 소폭의 생산증가를 시현하였다. 그러나 지난해의 배합사료 생산량이 소폭 증가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옥수수를 비롯한 원료가격이 폭등하면서 사료업계는 근래 보기 드문 어려운 국면을 맞이하고 있다.
2006년도 11월말 현재 배합사료 생산량을 보면 14,133천톤으로 2005년의 13,731천톤에 비해 2.9% 증가하였다. 이는 최근 수년동안 우리나라의 사료업계가 정체현상을 보이며 저성장 추세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음을 감안할 때 비교적 큰 폭으로 증가한 셈이다.
품목별로는 2005년도의 양계산물의 호황으로 인해 생산량이 크게 증가하였던 육계사료 생산량이 0.3% 소폭 증가하였고, 산란계 사료 생산량도 2.9% 증가하여 전체적으로 양계용 사료 생산량은 1.5% 증가하였다. 반면 비육우용 사료는 한우 가격의 강세에 따른 신규입식의 증가로 9.7%나 크게 증가하였고, 양돈용 사료는 0.2%, 기타사료는 11.60% 증가하였으나 낙농용 사료는 2.5% 나 감소하였다.
이와 같이 지난해의 배합사료 생산량이 전체적으로는 2.9% 증가하였으나 축종별로는 양계사료 생산량이 둔화된 반면 비육우용 사료 생산량이 크게 증가하면서 양계사료 비중이 높은 사료협회 회원사의 배합사료 생산량은 전년대비 1.9% 밖에 증가하지 못했고, 반면 비육우 사료비중이 높은 농협의 사료 생산량은 6.9%나 크게 증가하였다.
그리고 지난 수년동안 질병의 여파로 인해 크게 감소세를 보였던 양돈 사료 생산량도 금년에는 미미하나마 증가세로 돌아섰고, 수입자유화 이후 감소세로 돌아섰던 비육우용 사료도 최근 몇 년 동안의 고가현상을 반영이라도 하듯이 큰 폭의 증가세를 보였다.
또한 조류 인플렌자에 따른 수요감소로 인해 어려움을 겪었던 오리고기에 대한 우려가 해소되고, 웰빙수요마저 가세하면서 오리고기 수요가 크게 증가하면서 오리사료 생산량이 크게 증가하여 기타사료 생산량이 전년대비 11.6%나 증가하였다. 그결과 2004년까지 기타사료에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던 개사료가 2005년을 기점으로 오리사료에 밀려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와같이 2006년 11월말 현재 배합사료 생산량이 전년대비 소폭 증가하였으나 앞으로 이 같은 추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여지지는 않는다. 아직도 침체일로에 놓여 있는 국내 내수경기가 크게 회복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으며, 추가적인 축산물 수요증가분에 대해서도 수입으로 대체되어 나갈 것으로 보이고, 한미 FTA등으로 인한 양축농민들의 사육심리가 크게 호전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해 말부터 발생한 조류 인플렌자에 따른 피해가 얼마나 확산될지 여부가 불투명하고, 지난해 이후 배합사료의 원료 가격이 폭등하면서 향후 배합사료 가격인상이 불가피해지고 있기 때문에 축산물의 생산비 압박(Cost Push)현상이 더욱 거세지면서 축산물 가격이 크게 오르지 않는 한 사료회사는 물론 양축농민들의 경영수지의 악화와 함께 가축의 사육두수 감축마저 예상되기 때문이다.
지난 수년동안 전반적으로 축산물 가격이 안정을 보였고, 배합사료가격도 낮은 원료가격 위에서 환율하락으로 인한 가격인하와 할인판매까지 가능했으나, 금년들어 전세계적인 유가폭등과 곡물을 이용한 바이오 연료의 생산이 폭발적으로 늘어 나면서 사료원료 가격이 폭등하고 있고, 바닥을 모르고 추락하던 환율도 이제 거의 바닥권에 오지 않았느냐는 인식과 더불어 향후 환율이 오르리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따라서 향후 배합사료가격의 상승과 함께 양축농가의 사육심리는 크게 위축될 것으로 보여지며, 이로인해 배합사료 생산량 역시 지금과 같은 증가세를 유지해 나가기엔 힘들 것으로 전망된다.
2. 배합사료 가격
지난해 이후 사료용 곡물의 가파른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어 사료업계와 축산업계의 최대 관심사로 부각되고 있다. 금년 초부터 이어진 국제 유가의 상승은 곡물 교역시 해상운임의 상승은 물론 에탄올을 생산하기 위한 곡물이용을 증가시키면서 사료원료 수급의 불안정을 야기시키고 국제 곡물 가격의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
특히 사료곡물의 수입국들을 불안하게 하고 있는 것은 최근 곡물을 이용한 에탄올 및 바이오 디젤등 대체연료의 개발이 급격히 증가하면서 세계 사료곡물의 주요 생산국인 미국, 브라질, 아르헨티나 등을 중심으로 곡물을 이용한 대체연료 생산이 급증하면서 사료곡물의 수급이 불안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2006년 10월 12일 발표한 미국 농무성의 세계 옥수수 수급현황을 보면 2006/2007년도 세계 옥수수 수급상황은 옥수수 사용량이 크게 증가할 전망인데 비해 생산량은 오히려 전년에 비해 소폭 감소할 전망이고, 세계 옥수수 재고수준도 11.2%로 근래 들어 최저수준을 기록할 전망이다.
국가별로 보면 미국의 경우 지난해의 작황부진과 함께 에탄올 생산을 위한 옥수수 사용량이 크게 증가하면서 세계 옥수수 수급 불안의 원인을 제공하고 있으며, 그동안 상대적인 저가의 옥수수 공급으로 한국의 사료원료 가격 안정에 기여해 왔던 중국의 경우도 생산의 증가 보다도 더 큰 수요 증가로 인해 옥수수 수출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특히 중국에서는 에너지 절약과 친환경적 에너지 사용을 적극 추진하면서 바이오 연료 생산을 위한 외자를 포함한 거액의 자본들이 들어와 옥수수, 대두, 수수, 밀 등을 모두 사들이면서 폭등세를 부채질하고 있다. 그럼에도 중국정부는 앞으로도 2010년까지 전체에너지에서 차지하는 바이오연료의 비율을 10%까지 끌어 올릴 방침임에 따라 곡물가격의 지속적인 상승은 불가피할 걸로 보인다.
또한 세계 2위의 소맥 수출국인 호주의 경우 동부곡창지대의 가뭄으로 인해 동부지역을 포함한 전국토의 3분의 1이 비상사태지역으로 선포된 가운데 소맥 생산량이 전년대비 60% 가량 급감한 97백만톤에 그쳐, 그동안 세계 소맥 수출시장의 15%를 차지했었으나 2007년부터는 소맥 수입이 불가피해질 전망이다.
한편 국제 옥수수 가격의 상승으로 인해 2006/ 2007년도 옥수수에 대한 수출 등록이 폭주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 옥수수 수출등록 러시에 따른 부작용으로 수출등록업무마저 일시적으로 제한하고 있는 남미의 아르헨티나의 경우 생산증가는 불투명한 가운데 자체 바이오 연료수요와 함께 수출 등록만이 증가하고 있어서 앞으로 옥수수 수출확대와 함께 가격폭등세를 어느 정도 진정시킬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이다.
따라서 2006/2007년의 세계 옥수수 수출시장은 미국이 70%, 아르헨티나 14%, 중국 5%로 미국의 수출시장 지배력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전망되며, 미국의 옥수수 재고량도 2005/2006의 경우 3개년 동안 지속적인 풍작으로 50.06백만톤까지 이르렀으나 2006/2007년도에는 25.29백만톤 수준으로 크게 낮아질 전망이다.
이와 같은 우려할만한 재고수준에 대해 미 농무성은 향후 미국의 옥수수 경작지역의 확대와 생산성의 증가를 통해 공급량을 증대시켜 미국의 사료용 및 공업용 옥수수의 수출과 국내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으나 이미 수급 불안정이 예견되면서 시카고 곡물시장에서의 투기적인 수요까지 가세하여 옥수수 가격을 사상 유례없는 가격으로 폭등시키고 있으며, 미국 투자은행인 JP모건의 경우 최근에 발표한 2007년도 원자재 시장동향 분석에서 07년도 옥수수 가격 역시 뷰셀당 4.03달러까지 폭등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처럼 옥수수 가격이 10년이래 최고가격을 기록하며 폭등하게된 배경에는 최근 들어 유가상승으로 인해 미국내 에탄올 생산을 위한 옥수수 사용량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며 지난 1998/1999년이후 8년동안 에탄올 생산을 위한 옥수수 사용량이 연평균 40%이상 증가해 왔으며, 앞으로도 계속 증가할 것임에 따라 미국내 에탄올 옥수수 사용량은 2005년의 경우 미국내 옥수수의 전체 사용량인 228.2백만톤의 15.9%인 36백만톤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며, 2006년에는 54백만톤 이상 사용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같은 공급량을 초과하는 수요량의 증가로 인하여 2006/2007년도 미산 옥수수 재고수준은 7.9%로 23년이래 최저의 재고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옥수수 가격의 폭등세가 지속되고 있다. 또한 이러한 옥수수 가격의 상승은 세계 곡물시장의 특성상 사료용 소맥과 호밀, 보리, 수수 등은 물론 기타 곡물 가공부산물인 소맥피, 대두박 등의 사료용 원료 가격의 동반상승으로 이어지며, 그동안 대체원료로 활용되던 열대식물성 박류인 팜박, 야자박등의 가격급등까지 가세하고 있고, 유제품 생산국들의 유제품 생산마저 감소하며 사료용 대용유 가격까지 폭등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미 미산 옥수수 가격은 12월 12일 현재 시카고 곡물거래소의 12월도 선물가격이 뷰셀당 3.615불로 금년 1월분 선물가격인 2.1450불에 비해 약 68.2%가 상승하였고, 우리가 수입하고 있는 미산 옥수수의 C&F가격도 금년 1월 평균 139불에서 210불로 크게 올랐으며, 이미 200불 이상에서 옥수수가 구매되고 있기 때문에 향후 배합사료가격 인상을 불가피하게 하게 하고 있다.
따라서 우리나라 배합사료 제조비용중 원재료비 비중이 80%를 차지하고 있고, 대부분의 원료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으며, 축산물 생산비중 사료비가 40~60%를 차지하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이 같은 수입 원료 가격의 폭등은 앞으로 배합사료의 원가상승은 물론 축산물 생산비의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 불을 보듯 훤하다. 따라서 2006년의 경우 축산물 가격과 환율의 안정에 힘입어 양축농가는 물론 사료업계가 지속적인 원료가격의 상승에도 불구하고 소폭의 배합사료 생산을 시현하며 어려운 여건을 극복할 수 있었으나, 향후 배합사료 가격상승과 축산물의 원가상승으로 인해 사료산업과 축산업이 어려워질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이에 따른 대처가 요구되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배합사료의 가격안정을 통한 축산업의 경쟁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축산선진국과 비교하여 배합사료 원가절감에 부담이 되고 있는 제도 및 불합리한 규제등을 개선해 나가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우선 사료원료의 관세인하와 함께 원료 수입시 선택 폭을 늘려주기 위해서 일부 수입이 제한되고 있는 품목에 대한 수입허용이 시급하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우리 축산업과 사료산업이 지금과 같은 고비용 시기에 살아남기 위해서는 적절한 생산규모를 통한 축산물 가격의 안정과 함께 생산비 절감등을 통한 자구노력이 요구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