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환경규제 적극대응만이 살길
조회876일본 JBCE 사례 본받아야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원장 李景台)이 발표한 「EU의 환경정책과 시사점」보고서는, 환경문제가 전 세계적 이슈로 대두되는 가운데 환경문제를 선도하고 있는 EU가 최근 환경규제를 더욱 강화하고 있어 이에 대한 정부, 민간 차원의 적극적 대응 없이는 EU시장에서의 경쟁력 확보가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EU는 1995년 4월 채택된 환경관리감시제도(EMAS)를 환경정책의 근간으로 삼아 2007년 현재까지 수질, 대기, 토양, 화학물질, 폐기물 관리, 소음 등에 관해 200여개 이상의 법안을 만들었으며, 12개의 국제환경협약과 38개의 의정서에 가입한 바 있다. 최근 세계적 환경문제의 대두와 더불어 이를 더욱 강화하고 있는 추세다. 실제로 EU는 최근 전지.전자의 WEEE, RoHS, 화학산업의 REACH, 자동차 산업의 ELV와 배출가스 규제 등의 환경규제 강화를 넘어, 원료조달에서부터 폐기에 이르는 모든 과정에서 해당제품이 환경에 끼치는 영향을 종합 측정하는 전주기평가(LCA) 제도의 도입으로 환경규제를 확대 중이다.
EU의 환경정책은 EU 역내 산업에서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으며, 비회원국에게는 비관세 장벽으로 인식되고 있어 상당한 반발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하지만 EU는 환경 규제 정책의 대상을 주요 소비재와 연관시키며 소비자 보호라는 대내외적 명분과 실리를 확보하며 환경관련 이슈를 선도하고 있어 세계 각국도 대응책 마련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본 보고서는 EU의 환경 정책에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못할 경우 단순히 수출 장벽 문제에서 그치지 않고 EU 시장에서의 수출경쟁력 약화를 우려하고 있다.
보고서는 국내기업들도 세계적인 환경표준으로 자리잡고 있는 EU의 환경기준을 단순히 무역장벽이라는 피동적인 인식에서 벗어나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것이며, 정부 역시 적극적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라 당부하고 있다. 이를 위해 보고서는 친환경 뉴딜에 적극참여, 친환경 경영체제 도입, Eco-Design 정착, 한-EU FTA의 적극적 활용 등을 해결책으로 제시하고 있다.
보고서는 세계적인 경제 위기에도 불구하고 환경분야에 대한 투자를 ‘친환경 뉴딜(Green New Deal)’로 정의하고 투자를 아끼지 않는 선진 경제권에 주목하고 있다. 환경 선진국들은 대규모 공공 투자로 신재생에너지 산업을 육성하여 단기적으로 경기침체에서 탈출의 계기로 삼고, 중·장기적으로는 지구온난화, 에너지 위기 등 환경 이슈에 대비한다는 입장이다. 국제환경연합계획(UNEP)에서도 지난 10월 22일 녹색경제성장전략(Green Economy Initiative)을 발표하고 회원국들의 공동노력을 촉구하고 있는 실정이다. 보고서는 정부가 추진 중인 ‘저탄소 녹색성장’은 세계적인 흐름을 정확히 읽고 있으며, 국제환경연합계획(UNEP)에서 추진하고 있는 녹색성장전략과 합치되는 부분이 많음을 높이 평가하며 적극적인 추진를 촉구하고 있다.
보고서는 기업들에게 친환경 경영체제의 도입을 주문하고 있다. 국내기업들도 가격, 품질 경쟁력 외의 환경 경쟁력 확보가 필수적임을 지적하고, 이를 구체적으로 실현하기 위해 대기업을 중심으로 원자재, 부품, 조립과정에서의 친환경 공급망 관리(SCEM)와 그린구매 시스템(Green Procurement System) 도입의 필요성을 제시하고 있다. 특히, 대기업들이 이를 성공적으로 운영하고 지속가능한 생산체제를 갖추기 위해, 협력업체에게 경제적 지원은 물론 청정생산기술과 환경친화적 경영 노하우를 전수하여 협력업체들의 환경성과를 이끌어내야 한다고 제언하고 있다.
보고서는 EU의 환경지침의 제정과정에서부터 동향을 파악하고 이에 대응하는 시스템을 만드는 것에 정부가 적극 지원해야 할 것임을 권고하고 있다. 일본은 1999년부터 일본비지니스협회-유럽(JBCE: Japan Business Council Europe)을 설립하여 EU의 환경지침에 대응하고 있다. JBCE는 2008년 8월 현재 일본 기업 67개사가 가입한 민간 협의체로서 현재 브뤼셀에 사무소를 두고 있으며, RoHS, WEEE, REACH 등 각종 환경규제의 정책결정 과정 전 단계에 걸쳐 일본기업에 유리하게 만들어지도록 적극적인 로비 활동을 벌이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또한, 제품의 환경성과에 따라 차등적으로 세금을 부과하거나, 지속가능한 개발을 위해 노력하는 기업에 대해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법으로 민간의 적극적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정부가 나서야 한다고 덧붙였다.
보고서는 근본적인 산업구조를 환경친화적으로 전환하기 위해 Eco-design을 도입해야한다고 제안하고 있다. EU에서 시행중인 Eco-design제도는 기존의 성과중심의 환경규제와 달리, 제품의 생산공정과 방법(PPMs:Production Processes and Methods)도 고려하고 있으며, 소비자가 친환경제품에 대해 관심을 갖고 구입하도록 장려하는 제도이다. 이는 관련 설비시장에 대한 새로운 수요를 창출하고 대외적인 산업경쟁력을 제고시킬 뿐만 아니라 환경 친화적인 사회를 구축하는데 필수적인 요소로 평가된다.
보고서는 끝으로 현재 진행중인 한-EU FTA 협상을 적극 활용하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EU는 타지역과의 자유무역협정을 마련할 때 환경에 대한 지속가능성 영향(Sustainability Impact Assessments)을 주의깊게 평가하고 있으며, 이러한 면에서 현재 우리가 추진중인 녹색성장은 한-EU FTA 체결에 도움이 될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또한, EU의 환경관련 제품에 대한 평균관세율이 미국보다 높기 때문에 FTA 협상 과정에서 친환경 시장을 적극 공략하여 신규 시장을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국내기업들도 EU에서 시행중인 REACH에 대한 사전등록률이 90%이상에 달하는 등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어, 협상 결과에 따라 수출확대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지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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