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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03 2009

[외식 결산/2009전망]잔인한 한해…패스트푸드·피자에 지갑 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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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식 결산/2009전망]잔인한 한해…패스트푸드·피자에 지갑 열어
FR - 출점 경쟁 지양 매출액 증대로 전환
피자 - 미스터·도미노 피자 두 자릿수 성장
패스트푸드 - 쇠고기 파동 불구 롯데리아 등 호조

 

2008년은 특히 외식업계에 잔인한 한해였다. 9월 기준 폐업업소만도 한국음식업중앙회 전체 회원의 5.7%에 해당하는 2만4000여개 소에 이르렀으며 매달 폐업 증가 속도가 가속화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가장 큰 원인은 잇따른 식품 안전사고 등 악재들과 식자재 가격 상승, 경기침체였다. 지난 해 상반기 조류인플루엔자의 유행과 미국산 쇠고기 수입 파동이 불거진 데 이어 하반기 들어 멜라민 파문부터 시작된 수입산 식자재 안전성 문제가 연이어 제기되며 다사다난한 한해를 보내게 된 것.

또 예측할 수 없는 경기상황에 우선적으로 지출을 줄이려는 소비자들이 늘어난 것도 외식부문에 큰 타격이었다. 이에 따라 브랜드력에서 밀리는 일반 음식점과 고가의 패밀리 레스토랑은 부진을 면치 못했으며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패스트푸드와 피자업계는 현상유지 혹은 성장하는 등 희비가 얻갈리는 양상이 나타나기도 했다.

■ 패밀리레스토랑

패밀리 레스토랑 역시 이런 상황에서 예외는 아니었다. 업계 관계자들은 “현상유지만 해도 선전한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실제로 지난해에는 현상유지를 한 브랜드도 많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각 사들은 경영난을 타개하기 위해 브랜드 리뉴얼을 비롯해 다양한 대응책을 내놓았다.

CJ푸드빌이 운영하는 빕스는 2007년도와 비슷한 수준인 약 2500억 원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11개 매장을 신규 오픈하며 총 91개 매장을 보유하게 됐지만 3개 매장을 폐점하는 등 순조롭지만은 않은 행보를 보였다.

아울러 빕스 외에도 10여개의 브랜드를 운영 중인 CJ푸드빌은 지난 해 3·4분기 약 59억 원의 지분법 손실을 기록하며 CJ 식품사업 부문의 부진에 일조했다는 불명예를 안기도 했으며 8월 실적이 부진했던 누들 브랜드 ‘씨젠’을 도미노피자를 운영하는 DPK에 매각해 사업악화 의혹에 휩싸이기도 했다.

빕스는 이 같은 부진을 타개하기 위한 방책으로 식재료의 안전성 재고와 함께 지방 매장 강화를 통한 시장 확대를 내세웠다. 안심먹거리 캠페인 ‘자연愛발견’으로 고객 체험행사를 진행하는 한편 다양한 와인 프로모션을 실시했다. 또한 신규점포 11곳 대부분을 지방에 배치하며 지방 공략에 나섰으며 지역 특성에 맞춘 컨셉 매장으로 차별화를 꾀했다.

베니건스는 6월 들어 미국 본사의 매각이 결정되며 논란이 됐지만 곧 사태를 진압하고 웰빙 브랜드 ‘마켓오’와 함께 선보인 원스토어 투 프랜드 형식의 매장 베니건스&마켓오로 패밀리 레스토랑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였다. 또한 2월 부터는 쉐프가 요리하는 레스토랑으로 슬림 앤 헬씨(Slim & Healthy)를 컨셉으로 저칼로리, 저콜레스테롤 식단을 선보였다.

이에 따라 매장수는 2007년 32개에서 2개 줄어든 30개로 마무리했지만 매장 당 매출은 약 5% 향상됐다. 베니건스는 여새를 몰아 올해 매장 확대와 함께 7%의 매출 성장을 이룬다는 목표를 세웠다.

2007년 부진을 면치 못하며 매각설이 돌기도 했던 TGIF는 지난 해 저가 정책으로 새로운 고객 유치에 힘썼다. 에피타이저와 메인메뉴 디저트 에이드를 최소 1만7000원에 즐길 수 있는 '3 Course meal plus'메뉴를 선보인 것. 5종류의 에피타이저와 15종류의 메인메뉴 3종류의 디저트, 4종류의 에이드 중 각 하나씩을 마음대로 선택해 즐길 수 있어 선택의 폭을 넓혔다.

한편으로는 고가 정책을 펼치던 TGIF의 브랜드 이미지를 상실함으로써 변화의 기회와 동시에 위기를 맞은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지난해 800억 원의 매출을 기록한 TGIF는 일 년 새 18개 매장을 폐점하고 30개 점포만을 운영하고 있다. 매장수가 줄어듦에 따라 올해 매출은 지난 해 보다 줄어든 700억 원 정도가 될 전망이다. 그러나 매장 당 매출은 오히려 개선돼 올 해 TGIF가 어떤 성적을 거둘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TGIF는 올 해 분기별 신메뉴 강화와 함께 더욱 저렴한 코스 메뉴를 선보일 계획이다.

아웃백은 호주산 브랜드임을 내세움으로써 미국산 쇠고기 등 식재료 안전 문제에서 어느 정도 비껴가는 행운을 얻었다. 계절 메뉴와 세트메뉴를 강화함으로써 높은 가격에 부담감을 갖고 있는 소비자를 설득하기도 했다.


■ 피자업계

피자업계는 최근 몇 년간 이어오던 정체를 깨고 신선한 시도로 바쁜 한 해를 보냈다. 패밀리 레스토랑 해산물 뷔페 등이 속속 등장하며 외식의 새로운 강자로 떠오르는 동안 시장이 정체되는 양상을 보이던 피자업계에서 이미지 쇄신과 함께 새로운 고객 창출에 나선 것.

피자헛은 지난 해 영국본사 주도로 대대적인 브랜드 리뉴얼에 나섰다. 전 세계 피자헛에서 피자와 함께 판매할 주 메뉴로 파스타를 출시한 것. 피자헛 고유의 파스타 쉐프 인증제인 ‘투스카니 쉐프 인증제’를 통과한 전문 쉐프가 매장에 상주하며 이탈리아 투스카니 파스타 9종을 선보이게 됐다. 파스타 메뉴 출시와 함께 진행된 쇼킹 마케팅의 일환으로 영국 본사는 법인명을 ‘피자헛’에서 ‘파스타헛’으로 일정기간 변경했으며 한국 피자헛은 주요 상권 3개 매장의 간판을 ‘파스타헛’으로 바꾼 채 한 달 간 영업했다. 이에 맞춰 매장을 패밀리 레스토랑 수준으로 리노베이션하는 작업도 진행됐으며 지난 해 1월 선보인 ‘스마트런치’가 인기를 끌면서 가을부터 이를 더욱 확대 실시하고 있다.

피자헛은 지난해 예년과 비슷한 수준인 330개 매장을 운영하며 4300억 원의 매출을 올렸지만 파스타메뉴가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만큼 올해는 10%의 매출 성장을 거둘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매장확대보다는 리노베이션에 주력하겠다는 계획이다.

최근 몇년 간 급성장하며 피자헛을 바싹 추격하고 있는 미스터피자는 지난 해 30개 매장을 확대하며 350호점을 달성, 매장 수 1위 브랜드로 올라섰다. 매출액도 2007년 3200억 원에서 20% 성장한 3900억 원을 기록했다. 이 같은 성장에는 특히 ‘씨푸드 아일랜드’ ‘게살몽땅’ 피자 등 씨푸드를 사용한 신메뉴의 인기와 여성들을 겨냥한 다양한 마케팅 활동이 주효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한편 미스터피자는 제2, 3 브랜드를 연이어 확대·론칭하며 사업 확장에도 힘을 쏟았다. 미스터피자의 제2브랜드 제시카키친은 이탈리안 홈메이드 뷔페 컨셉의 브랜드로 4호점까지 개점했으며 제3브랜드 마노핀 & 카페는 수제머핀과 커피 전문점으로 지난 해 10월 론칭했다.

도미노피자는 웰빙 트렌드에 맞춘 씬피자 확대와 ‘게살 프랑쉐’ ‘도이치 휠레’ 등 세계 각국의 요리피자를 선보이며 성장세를 이어갔다. 매장수는 지난해 보다 16개 늘어났으며 매출도 500억 원 향상된 3000억 원을 기록했다. 도미노피자는 내년에도 올해와 비슷한 500억 원 가량의 매출성장을 이룰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또 피자업계 최초로 피자박스에 원산지를 표시하는 등 먹거리 안전성 확보에도 앞장섰다.

■ 패스트푸드

고열량·저영양 식품이라는 인식을 벗어나기 위한 패스트푸드업계의 노력은 2008년에도 계속됐다. 아울러 미국산 쇠고기 파동으로 인해 쇠고기 패티를 사용하는 업체에서는 수입산 식재료 안전성을 알리는 별도의 노력도 요구됐다.

롯데리아는 한우 시리즈 2탄 ‘한우 스테이크 버거’를 출시하고 한우 불고기 버거와 함께 ‘한우 사랑팩’을 구성, 판매하며 토종 브랜드로서 안전한 식재료를 사용하고 있음을 적극적으로 피력했다. 고가의 한우를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제공하기 때문에 마진율이 낮지만 고열량 저영양 식품이라는 편견에서 탈출함과 동시에 먹거리 안전성 의혹도 떨쳐버릴 수 있어 매출 향상과 이미지 제고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아울러 쉑쉑치킨 등 독창적인 신메뉴도 장수 브랜드 롯데리아를 새롭게 하는데 일조했다.

쇠고기 패티가 들어간 ‘와퍼’가 주메뉴인 버거킹은 미국산 쇠고기 논란으로 진땀을 뺐다. 외국브랜드의 식재료 원산지가 논란이 되자 버거킹은 미국 등 외국 매장에서는 미국산 쇠고기가 사용되기도 하지만 국내에서는 호주산 쇠고기만이 사용된다는 점을 공고해야 했다.

이 같은 논란에도 불구하고 패스트푸드 전문점은 다른 외식 부문에 비해 양호한 성적은 거둔 것으로 알려졌다. 한 끼 식사로 비교적 가격이 저렴한 점과 커피메뉴의 강화, 24시간 매장의 확대, 컨셉 매장의 증가 등 꾸준히 이어져온 활동들이 패스트푸드 업계 전체의 이미지 제고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 2009 전망

경기침체에서 비롯된 외식시장의 경색은 쉽게 풀리지 않을 전망이다. 현재의 경기상황 악화도 그렇지만 미래 상황이 더 나빠질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사회에 팽배해 있어 얼어붙은 소비심리가 풀리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예측이 지배적이다.

아울러 내식의 증가로 인한 HMR(가정대용식)식품의 강세가 전 세계적인 추세로 나타남에 따라 이에 맞설 수 있는 위생·영양 안전성 확보와 신뢰구축을 위한 노력이 이어질 전망이다.

이에 따라 외식 업체들은 무턱대고 세를 불리기보다는 다양한 마케팅 노력과 함께 품질 업그레이드와 경쟁력 강화로 인고의 시간을 갖겠다는 의견을 내보였다.
 
출처 : 식품음료신문('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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