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음료시장은 전년과 비슷한 규모인 약 3조 4000억 원 규모로 형성됐다. 한쪽이 상승하면 다른 한쪽이 그만큼 하락하는 형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음료시장은 소비심리가 서서히 살아나고 있지만 신규 참여업체들이 증가하면서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는 상황이다. 특히 차시장의 경우 시장진입 장벽이 낮을 뿐 아니라 다른 음료에 비해 제조하기 용이한 관계로 비 음료 업체들이 속속 진출하며 최대 격전지가 됐다.
지난 한해 음료시장은 두말할 필요 없이 ‘차음료 춘추전국시대’였다. 2006년 남양유업의 ‘17차’를 중심으로 차 시장을 점령했던 혼합차의 열풍이 올해는 광동제약의 ‘광동옥수수수염차’를 중심으로 한 옥수수수염차로 전이됐다.
‘옥수수수염차’는 삼성경제연구소가 뽑은 2007년 10대 히트상품에도 뽑혀 음료시장 최고의 히트상품일 뿐만 아니라 한국을 뒤흔든 상품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이 두 ‘비음료업체’의 음료시장 성공이 유사업체들의 차 음료시장 진출을 이끌어 전체적으로 시장파이를 키우는데 한 몫 했다는 평가다.
또한 뒤를 이어 해태음료와 동아오츠카에서 같은 시기에 출시한 ‘검은콩차’ 역시 새롭게 카테고리를 형성하며 차 음료시장의 거침없는 돌주를 이어갔다.
이로써 차음료 시장은 전년대비 약 47%가 성장한 3000억 원 규모의 시장을 만들어냈다.
혼합차 음료는 2006년의 큰 성공과 비교했을 때 그다지 좋은 결과를 얻지 못했다. 그러나 매출은 여전히 상승해 차음료 시장의 리더 역할을 다져나가고 있다. 혼합차의 대표주자인 남양유업의 ‘17차’의 경우 약 1100억 원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잠정 집계됐으며, 롯데칠성음료의 ‘오늘의 차’도 250억 원 이상 달성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옥수수수염차의 경우 광동제약의 독주가 눈에 띈다. 옥수수수염차를 가장 먼저 선보인 데다 일반소비자들이 좋아하는 구수한 맛을 잘 살렸다는 점이 높이 평가됐다. ‘광동 옥수수수염차’는 지난해 약 1억8000만 병, 450억 원의 매출액을 기록한 것으로 전해졌다.
2006년 처음으로 등장한 검은콩차의 경우 해태음료의 ‘까만콩 차’와 동아오츠카의 ‘블랙빈 테라티’가 사이좋게 출시 4개월 만에 나란히 1000만 병을 판매하며 약 130억 원 규모의 검은콩 차음료 시장을 새롭게 만들어냈다.
녹차의 경우 코카콜라, 동원F&B, 동아오츠카 등이 기존 제품에 더해 신제품을 출시하면서 차 음료의 원조 자리를 지켰다. 동원F&B의 ‘동원 보성녹차’가 약 240억 원대의 매출을 올려 여전히 녹차시장을 이끌었고 뒤이어 올해 새롭게 선보인 코카콜라의 ‘맑은 하루녹차’, 동아오츠카의 ‘그린타임 두번째 우려낸 녹차만 담았다’ 역시 웰빙열풍과 함께 몸에 좋은 이미지로 소비자들의 사랑을 받았다.
커피시장은 차시장과 함께 음료시장의 핵으로 부상했다. 커피전문점의 인기로 원두커피의 수요가 덩달아 높아지면서 음료기업 뿐만 아니라 커피전문점 역시 자신들의 이름을 딴 브랜드 제품을 출시, 시장 확장을 도모했다.
원두커피 문화를 만들어낸 ‘스타벅스’가 지난 5월 서울우유, 동서식품과 손잡고 유통가에 등장했고 ‘엔제리너스 커피’ 역시 지난해 초 세븐일레븐에서만 판매하는 ‘엔제리너스 컵커피’를 선보이며 소비자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았다. 이 덕분에 커피시장은 2006년보다 약 10% 정도 상승한 것으로 보인다.
2007년 커피시장의 가장 주목할만한 제품은 롯데칠성음료의 ‘칸타타’였다. 프리미엄 원두커피를 컨셉으로 등장한 ‘칸타타’는 기존 커피제품과는 다르게 20~30대 남성을 타깃으로 제품을 선보이면서 출시 5개월 만에 매출 100억 원을 돌파했다. 이에 롯데칠성은 업계 최초로 고속도로 휴게소에 ‘카페 칸타타’를 출점했고 커피믹스 시장 공략을 위해 칸타타 대용량 페트를 출시했다.
두유시장은 2006년과 비슷한 2400억 원의 시장이 될 전망이다. 재작년부터 이어진 매일유업의 ‘순두유’와 ‘두유로굿모닝’ 등의 인기로 이 제품 모두 여전히 월 300만개 이상 판매되고 있고 아침대용식 시장이 커지면서 두유로 아침을 대신하는 인구 역시 많아져 두유시장은 당분간 비슷한 규모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스포츠음료는 동아오츠카 ‘포카리스웨트’의 재도약으로 2006년보다 약 3.8% 성장한 1870억 원 정도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출시 20주년을 맞아 역대 포카리걸 중 소비자들이 가장 많이 다시 보고 싶어 했던 배우 손예진을 모델로 기용했고 ‘생활필수 포카리스웨트’ 캠페인을 중심으로 공격적인 마케팅을 진행, 전년 대비 15%의 매출 성장세를 보였다.
생수시장은 2006년에 이어 2007년에도 상승세를 계속 유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2007년 예상 매출은 약 3900억 원. 수돗물에 대한 뿌리 깊은 불신, 웰빙 열풍이 지속되면서 생수시장의 성장은 그칠 기색을 보이지 않았다.
특히 상반기 이마트의 생수판매량이 탄산음료 판매량을 처음으로 앞지르면서 농심삼다수를 중심으로 한 생수의 가치가 더 많이 올라갔다는 평가다. 뿐만 아니라 수입생수 역시 호텔과 백화점을 중심으로 ‘고급음료’로서의 이미지를 구축함으로써 약 30%에 이르는 고 신장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한해 히트품목으로 빼놓을 수 없는 음료가 바로 야채 주스이다. 간편하면서도 맛있게 야채를 음용하려는 소비자들이 늘면서 발효야채주스 ‘야채가득’, ‘네퓨어’ 등의 신개념 야채주스의 등장과 ‘하루야채’ 등 기존 제품들의 활약에 힘입어 전년대비 47% 이상 성장하는 기염을 토해냈다.
한편 탄산시장과 주스시장의 부진은 여전했다. 탄산음료시장은 2006년보다 10%, 주스는 5%가 각각 감소했다. 탄산의 경우 웰빙으로 인해서, 주스의 경우 차음료라는 대체제의 발달로 소비자가 이동한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탄산음료 시장에서 주목할 만한 내용은 전반적인 부진에도 불구하고 롯데칠성음료의 탄산음료 매출이 약 3%의 성장률을 보였다는 점이다. 특히 ‘칠성사이다’의 경우 지난해 코카콜라의 매출을 뛰어넘은 것으로 알려져 관심을 모았다.
고과즙 주스 음료는 썬키스트 유기농쥬스, 트로피카나, 미닛메이드 등 고급 주스들의 등장과 더불어 활발한 마케팅 활동을 이뤄졌으나 전체적으로 소폭 하락하는 경향을 보였다. 다만 위안이 되는 것은 학교내 탄산음료 판매금지로 저과즙 음료들이 주목받아 전체적으로 1.5% 성장한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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