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닭고기 유통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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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점이 부럽지 않다 ‘쿠로몬 재래시장’
연수 3일째, 연수단 일행은 신칸센 고속열차를 타고 오사카로 이동했다. 오사카에는 재래시장 중 가장 규모가 크다는 쿠로몬 시장이 있었다.
오사카 최대 번화가인 도톰보리 신사이바시 인근에 자리잡고 있는 쿠로몬시장은 동서남북의 십자(+) 형태로 펼쳐져 있으며 총길이 580m, 170여 개의 상점으로 이뤄져 있다. 지난 1827년 생선·야채 시장으로 출발했으며 현재도 전체 상점의 3분의 1가량이 어류를 취급하는 등 식료품가게가 대부분을 차지한다.
30년 전부터 동네 곳곳에 슈퍼마켓이 생기면서 오사카 지역 대부분의 재래시장이 문을 닫았다. 쿠로몬시장도 이때부터 위기를 느끼고 시설 현대화와 경영 현대화에 꾸준한 노력을 해 왔다. 단순히 물건을 파는 것을 넘어서 관광객을 끌어들이기 위해 마케팅까지 도입한 쿠로몬 시장의 의지는 놀라움 그 자체였다.
특히 파격 세일의 경우 축산물의 날, 과일의 날 등 한 가지 품목을 정해 파격적으로 싸게 판매함으로써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현재 하루 평균 2만여명의 고객이 시장을 찾는다.
시장 상인들의 모임인 쿠로몬상점진흥조합의 미시 마사루(71) 조합장은 “자국 소비자 뿐만 아니라 관광객들에게 최대한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하기 위해 준비중”이라며 “최근 비자가 없어지고 엔화 가치가 떨어지면서 일본을 찾는 한국 관광객이 크게 늘어 한국 관광객 유치를 위한 여러 가지 전략을 짜고 있다”고 설명했다.
쿠로몬 시장을 배우자
쿠로몬 시장에 들어선 첫 느낌은 매우 깨끗하고 청결하다는 것이었다. 제 아무리 일본이라 해도 재래시장인데 지저분하고 악취도 나겠지라는 생각이 한순간에 무너진 것이다.
특히 쿠로몬 시장의 닭고기 판매장을 찾았던 기자는 국내 환경보다는 크게 차별화됐다는 것을 실감했다. ‘전과정 콜드체인 시스템’이라는 농축산물 유통의 최상의 조건을 갖췄다는 것을 직감할 수 있을 정도였다. 냉장 판매장에는 닭다리, 앞가슴살, 날개 등 닭고기의 부위별로 전시돼 있었다.
최근 닭 앞가슴살은 일본 여성들로부터 다이어트 식품으로 각광을 받으면서 수요가 크게 확대되고 있으며, 가격도 매우 고가에 팔렸다. 100g에 2400원~3400원까지 판매되고 있었다.
특히 닭고기 한 마리를 10등분 이상 부분육으로 판매하는 것은 이채로웠다.
또 우리나라에서 거의 소비가 되고 있지 않은 닭 간이 진열대에 전시돼 있는 것을 보고 매우 놀랐다. 일본은 닭고기를 이용한 꼬치구이 소비가 활기를 띄면서 닭 간의 꼬치구이 소비가 꾸준하다.
일본의 경우 닭 1마리가 통째로 소비되는 것은 보기 힘들었고, 치킨 판매도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 오죽했으면 치킨 가게를 찾기 위해 오사카 시내를 몇 번이고 뒤져 봤지만 결국 찾지 못했다.
우리나라가 삼계탕, 백숙, 치킨 등이 닭고기 소비의 큰 축을 차지하고 있는 것과 비교하면 일본은 각 부위별로 가공돼 소비되는 것이 이채로울 수밖에 없었다.
쿠로몬 시장에서 닭고기 판매장을 경영하고 있는 이케다 나츠미씨는 “도심의 경우 도계시설은 거의 전무한 상태”라며 “도심 외곽에 자리잡은 중소규모의 도계장에서 일괄로 납품받아 판매장에서 재가공 과정을 거쳐 소비자에게 판매되는 시스템이 구축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일본은 오래전부터 부분육 시장이 활성화돼 있어 통째로 판매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며 “도계장에서도 통째로 오기보다는 2등분 내지는 3등분해서 납품받아 이를 판매장에서 재가공을 거쳐 소비자에게 판매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AI로 인해 정부의 규제가 강화되고 있으며, 닭고기 판매장에 대한 허가제를 도입해 위생 및 방역이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며 “정부의 각종 규제 강화에도 상인들은 불평에 앞서 소비자들에게 더욱 안전한 닭고기를 공급한다는 자부심에 정부 방침을 기꺼이 수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수단을 이끌고 간 한국토종산닭유통상인연합회 배신국 대구·경북지부장은 “이번 연수에서는 일본의 도계기계 제작 기술력이 뛰어나다는 것을 실감했다”면서 “닭고기 소비 패턴이 우리나라와 많은 차이점이 있다는 것과 닭고기 판매장의 위생 수준이 매우 높은 것을 확신하게 됐다”고 평가했다.
자료:농업인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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