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인이 전하는 ‘대일 농식품 수출확대 방안’
조회775농수축산신문 '08. 6. 18
농수축산신문과 재일한국농식품연합회는 지난 2일 일본 도쿄 현지에서 ‘대일 농식품 수출확대 방안’이란 주제로 간담회를 가졌다.
이날 간담회에는 일본 현지에서 직접 한국 농식품을 취급하고 있는 유통업체 대표 및 농수산물유통공사·일본대사관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한국 농식품의 해외시장 진출을 위한 과제와 방안에 대해 심도 있게 논의했다.
이날 간담회 내용을 정리했다.
# 철저한 상품 관리를 통한 신뢰 확보
△신상윤 (주)신·인터네셔널 대표=일본 유통시장의 경우 직거래는 사실상 없는 대신 밴더의 비중이 매우 크다. 한국 농식품 수출도 이런 상황을 고려치 않으면 실패할 가능성이 크다. 일본인들은 농산물 본래의 맛을 중시해 원재료 그대로 소비하는 경향이 큼에 따라 상품성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 시장개척을 위해서는 보다 철저한 상품관리가 선행돼야 한다.
△이재현 주일한국대사관 농무관=올 2월 중국산 농약만두 사건 이후 중국산 수입물량이 40% 이상 감소했다. 한국산도 중국산과 마찬가지로 외국산으로 인식해 불신이 크다. 이런 가운데 일본내에서는 원산지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30% 이하로 떨어진 자국산 자급률을 높이자는 분위기가 크다. 막연한 기대 심리만으로는 안된다. 한국 농식품의 신뢰를 심어줄 수 있는 차별화된 전략이 필요하며, 국내 생산자도 제대로 된 상품만을 만들어 수출하겠다는 의지를 가져야 한다.
△이종견 농수산물유통공사 동경지사장=바로 일본인들을 타겟으로 한국 농식품을 유통시키기보다 우선 교포시장을 탄탄히 해 놓고 주류 시장을 개척하는 게 현실적으로 바람직하다. 특히 한국인 보따리상이 끊이지 않고 있어 일본에서 한국 농식품의 신뢰를 저하시키는 요인이 돼 체계적인 유통관리가 힘든 상황이다.
# 현지인에 맞는 상품 개발
△배상호 (주)세진물산 대표=20년 전만해도 한국 농식품에 대한 인식이 전무할 정도였으나 이제는 김치 등은 편의점 등을 통해 쉽게 접할 수 있게 됐다. 이는 지속적인 판촉과 마케팅을 통해 서민 식문화에 파고들었기에 가능했다. 일본은 떡문화가 발달해 있다. 한류 확산과 함께 기존 떡국용 이외에 떡볶이의 인기가 높다. 단순히 떡볶기용 떡을 판매하기보다 현지인에 맞는 단맛을 가미한 소스를 개발·공급해 인기를 끌고 있다.
△신상윤 (주)신·인터네셔널 대표=일본은 김 수요가 한국의 3배 이상 돼 수출상품으로서 성장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조미김 만해도 한국인을 기름이 많은 김, 들기름 맛 김을 좋아하는 반면 일본인은 기름이 많고 들기름 맛이 나는 김을 싫어하는 성향이 있다. 보다 세밀히 현지 일본인들의 정서를 파악해 농식품을 개발·수출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 표준화된 한식 조리법 개발 및 조리사 육성
△강용근 (주)한라 대표=한국 김치에는 여러 가지 재료가 섞이다보니 일본이들이 기능성 식품으로 생각하고 있다. 한국 음식 고유의 기능성을 부각시킨 마케팅 활동이 필요하다. 반면 1~2개월 한국 음식을 배워 너도나도 식당을 차리는 사례가 많다보니 제대로 된 한국 음식의 맛을 전해 주지 못하고 있다. 한식 조리사에 대한 관리가 필요하다.
△배상호 (주)세진물산 대표=일본 식당의 경우 한국 음식을 제대로 만들 수 있는 조리사가 없다보니 주로 냉동·냉장 식품으로 현지인들에게 선보이는 데가 많다. 제대로 된 한식의 맛을 보여줄 수 있는 표준화된 레시피 개발과 조리사 육성이 필요하다.
△이종견 농수산물유통공사 동경지사장=대표 수출 품목인 김치 만해도 일본의 요구대로 OEM 방식으로 만들다 보니 정작 우리 고유의 맛과 특성을 살리지 못하고 있다. 우리 브랜드로 수출하는 게 중요하다. 또 현지 재배를 통해 연중 안정적으로 물량을 공급하는 방안도 강구돼야 한다.
△김철하 (주)세아기획 대표=매장이나 식당을 찾은 일본인들에게 한국 음식이나 농식품을 제대로 설명할 수 있는 사람이 없을뿐더러 음식 맛도 식당마다 제각기다. 전문 조리법과 마케팅 인력 육성이 필요하며, 언제든 한식을 찾았을 때 제공해 줄 수 있는 안정적인 물량 공급이 뒷받침돼야 한다.
# 수출입 문제 해결 위한 상담 창구 마련
△전성민 (주)대성물산 대표=해외에서 활동 중인 한인 유통업체들에 대한 지원도 중요하나 일단 안심하고 영업활동을 할 수 있도록 해 줘야 한다. 현지 유통인들로부터 한국 농식품 수출입 시의 애로점 등에 대한 의견을 수렴해 농식품에 대한 문제 발생시 지속적으로 해결해 나갈 수 있는 창구가 필요하다. 이와 함께 가격은 곧 경쟁력이므로 수출 물류비를 절감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서길남 재일한국농식품연합회장=우리 농식품의 인기는 이미 일본 전역에 파고들었다. 그러나 개별적으로 업체들이 수입하다보니 가격경쟁력이 떨어지고 산지 관리도 쉽지 않아 연합회 차원에서 산지를 공동관리하고 공동구매·공동마케팅을 펴고 있다. 한국 산지에서 일본의 안전기준에 부합하는 품질의 농산물을 생산해 줄 때 대일 수출도 활성화될 것이다. 특히 채소류는 신선도가 생명이므로 통관절차의 간소화가 절대적인 과제며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주길 기대한다.
박유신 기자(yusinya@afl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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