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대형 유통체인을 공략하라.
조회1201수출은 바이어를 찾는 일부터 시작된다. 해외 마케팅 활동에서 바이어 발굴은 시작이자 끝인 셈이다. 특히 대형 바이어와 거래가 성사되면 기업 매출은 급성장할 수 있다. 그런 만큼 대형 바이어 발굴은 해외시장 개척을 겨냥하는 모든 중소기업들의 목표이기도 하다. 대형 바이어와 거래를 트려면 다양한 루트를 활용하고, 거래가 성사된 이후에도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마그넷포유 윤봉석 대표는 아직도 지난 2003년 9월의 ‘사건’을 잊지 못한다. 당시 윤 대표는 중소기업청의 해외 소매 유통체인 진출 지원사업의 일환으로 미국 대형 유통업체들과 수출 상담을 진행하던 중이었다. 마그넷포유의 대표 상품인 자석 융 다트 시연회에 참석한 월그린의 장난감 바이어가 바라보는 눈길이 남달랐다. 미국 전역에 4천850개 점포를 거느리고 있는 월그린은 미국 10대 유통업체로 꼽힌다.
월그린의 바이어는 즉석에서 자석 융 다트 30만 달러어치를 선주문했다. 5만 개가 넘는 분량을 크리스마스 전까지 꼭 납품해달라는 부탁이었다. 이름 없는 한국의 한 중소기업이 미국 대형 유통업체의 벤더로 공식 등록되는 순간이었다. 특히 당시 계약은 중소기업인 마그넷포유와 월그린이라는 대형 유통업체가 직접 계약을 맺은 것이어서 더욱 의미가 깊었다.
윤 대표는 “해외시장의 작은 흐름 하나도 소홀히 보지 않는다면, 세계적인 미국 유통업체에 물건을 납품하는 것이 쉽지는 않지만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라고 강조한다.
처음엔 몇 다리 걸쳐야 미팅 가능
마그넷포유 같은 성공사례는 흔한 일은 아니다. 외국의 대형 유통체인과 직접 계약을 맺는 경우가 실제로 그리 많지는 않기 때문이다. 국내 업체가 미국 대형 유통업체에 제품을 납품하려면 매우 복잡하고 힘든 절차를 거쳐야 한다.
특히 세계 최대 유통시장인 미국은 그 규모만큼이나 구조 또한 복잡한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세계 최대 유통기업인 월마트의 경우를 보자. 월마트에 직접 상품을 공급하려면 △기존 시장에서의 풍부한 경험 △충분한 공급 제품 보유 △재정 안정 △최소 200만 달러 이상의 책임보험 가입 △미국 유통업체가 사용하는 바코드 체계 구비 등이 필요하다. 그렇다면 이러한 조건을 충족한 업체가 월마트로부터 납품업체 인증을 받으려면 얼마나 걸릴까. 월마트 측은 “몇 주가 될 수도 있고 몇 개월이 걸릴 수도 있다”면서 “중요한 것은 인내가 필요하다는 점”이라고 강조한다.
역시 세계적인 유통업체인 홈디포의 경우도 까다롭기는 마찬가지다. 신제품도 가능하면 기존의 벤더를 통해 납품 받는 정책을 펴고 있다. 신규 업자들이 바이어를 만날 수 있는 길은 대부분 막혀 있다.
유럽의 경우도 큰 차이는 없다. 까르푸의 경우 상하이의 까르푸인터내셔널 등이 1차 선별한 제품을 까르푸나 DMG(구매본부)의 관계자가 아시아 방문 때 검토해 구매를 결정하는 방식이다. 까르푸는 에이전트의 소개로 제품을 구매하거나 드물게는 직접 구매하기도 한다.
세계적인 유통업체의 사례에서 본 것처럼 국내 중소기업이 처음부터 외국의 대형 바이어와 직거래를 트는 일은 그야말로 ‘낙타 바늘구멍 들어가기’다. 우선 구매담당자를 만나기가 하늘에 별 따기다. 실제로 미국에는 구매담당자를 연결해주는 커미셔너를 소개해주는 커미셔너가 따로 있을 정도다.
‘레지던트 바이어’ 활용 바람직
특히 대형 바이어의 가장 큰 특징은 기존 거래업체를 통해 제품을 공급 받기를 원한다는 점이다. 새로운 업체와의 거래는 그만큼 리스크가 따른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대형 체인에 정기적으로 많은 상품을 공급하는 ‘레지던트 바이어’를 통해 납품을 하는 것이 좋다.
그 후 공급에 문제가 없었던 실적을 보여주고 차차 거래를 트는 것이 일반적인 순서다.
레지던트 바이어 명단은 상공인 명부, 각국의 상공회의소와 한국무역협회, KOTRA 등에서 보유하고 있는 리스트 등에서 확인할 수 있다. 바이어 리스트를 확보한 후에는 이들 바이어에게 이메일이나 팩스를 보내는 것이 1차적인 방법이다. 그렇다고 이메일을 보내놓고 얌전히 바이어의 응답만을 기다려서는 안 된다. 이메일을 반복해서 보내고 팩스도 보내고 전화도 해야 한다.
해외 전시회나 해외시장 개척단에 참가해 외국에 직접 나가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무역협회나 중소기업청, 각 지방자치단체 등에서 1년에 2~3차례 모집해서 특정 지역을 방문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방문하고자 하는 현지 정부 무역담당 부서 또는 무역기관의 협조를 받아 현지 바이어에게 홍보를 하고 시장개척단이 현지에 도착해 한국 상품 상담회를 개최한다. 외국에 나간 김에 현지 상공회의소를 방문해 바이어 명부를 입수하고 직접 만나보는 기회도 만들 수 있다.
농수산물유통공사는 <주요국 대형 유통업체 현황 및 진출 여건>이라는 자료에서 미국 대형 유통업체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먼저 품질평가가 까다로운 구매 시스템을 이해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미국의 대형 도매상들은 제품이 망가질 때까지 박스를 떨어뜨려보거나 깨뜨리고 부속품을 던져보는 등의 가혹한 테스트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것이다.
또 비용이 많이 든다는 단점이 있기는 하지만 현지에서 인적 네트워크를 확보하고 그 제품과 관련된 실제 판매 경험이 많은 사람을 찾는 것도 좋다고 충고한다. 상대적으로 손쉽게 대형 바이어들에게 자사의 정보를 전달하고 구매로 연결되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2단계 _ 대형 유통체인이 요구하는 제출자료 준비
구매 가이드라인을 통해 최초 거래 제의를 위해 어떤 자료들을 제출해야 하는지 파악한다. 월마트, 시어스 같은 대형 유통업체들은 납품 희망업체에 제품소개서는 물론 가격정보 차원의 단순 정보가 아닌 까다로운 선별 기준에 맞춘 다양한 자료를 요구한다.
3단계 _ 바이어 접촉
유통업체별로 공급업체에 요구하는 납품제안서를 우편(DHL, FedEx 등)으로 송부하고, 자동응답기에 남길 내용을 정리해 접촉을 시도한다. 우편, 이메일, 팩스 등 가능한 모든 방법을 통해 끈기 있게 반복(정기적으로)하며 접촉을 시도하는 것이 중요하다.
4단계 _ 제품 및 회사 소개서 송부
대형 유통체인의 바이어는 하루에도 수십 통의 팩스를 받는다는 점을 감안해, 바이어 성명을 명시하여 FedEx, DHL과 같은 익스프레스 메일로 자료를 발송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5단계 _ 제품소개서 제출 후 팔로 업(follow-up) 실시
월마트와 같이 필수적으로 샘플을 요구하는 유통업체가 있는가 하면 시어스와 같이 반드시 바이어가 요청하는 경우에만 샘플을 송부하는 것을 에티켓으로 여기는 업체도 있으므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6단계 _ 대면 상담을 통한 제품 소개
제품의 특징을 정확히 이해하고 세련된 영어를 구사할 수 있는 사람이 과학적 실험결과, 설문결과, 경쟁제품과의 비교, 시장현황 등에 대한 자료를 바탕으로 상담에 응해야 한다.
7단계 _ 바이어의 추가 요구사항에 대한 신속 대응
제품이 시장성이 있다고 판단되면 바이어는 세부자료 및 의문사항에 대한 추가자료 제출을 요구한다. 이때 납품 희망업체는 신속하고 정확하게 이에 응해야 한다.
8단계 _ 가격협상
대형 유통체인은 개별 바이어에게 납품하던 것보다 20~30% 낮은 단가를 요구하는 것이 일반적이며, 마케팅 비용(전체 거래금액의 3~5%)의 일부를 납품업체에게 분담하도록 하는 경우도 많다.
9단계_ 주문 성사 후
거래 성사로 1차 주문이 이루어진 이후에도 국내 업체들은 신속한 물품 공급은 물론 신제품 개발 등에 대해 대형 유통체인과 긴밀히 협조해야 한다.
자료:kita, aT농수산물유통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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