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식당 고민 깊어간다
조회698"소비자의 호주머니가 얇아진 것을 피부로 느껴요."
유가, 물가 급등으로 소비심리가 크게 위축되자 식당업계 여기저기서 터져나오는 목소리다.
소비자 물가지수가 지속 상승하고 있는데다 불경기로 이중고를 겪고 있기 때문이다.
맨해튼의 특성상 4월부터 관광객이 증가하는 성수기다.
그러나 요즘 맨해튼 한인타운 식당들은 평일 매출이 비수기보다 15~20% 늘었을 뿐 예년의 매출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게다가 고객 씀씀이가 크게 준 것도 매출 부진의 큰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직장 회식의 경우 8명이 오면 바비큐 10인분과 함께 파전 등 다양한 요리들을 곁들였는데 요즘은 인원 수에 맞추거나 밥만 추가하는 경우도 많다는 것. 주문량은 팁이 연결되다 보니 식당 종업원들이 가져가는 팁도 50% 줄어들었다.
맨해튼 금강산의 이상만 매니저는 "11년째 이 곳에서 일하고 있는데 지금처럼 경기가 안 좋은 건 처음"이라고 말했다.
중국식당도 사정은 마찬가지.
엘름허스트에 있는 취영루의 왕진방 사장은 "평일은 직장 고객들이라 별 차이가 없으나 주말 매출은 10~20% 줄었다"고 한숨지었다.
왕 사장은 "예전에는 가족 단위로 요리를 많이 시키셨는데 지금은 자장면 짬뽕 등 간단한 식사 위주로 주문하는 경향이 짙다"고 말했다.
플러싱 일대 한식당도 매출은 비슷하지만 수익은 80% 수준에 머물고 있다고 말했다. 고객 규모는 비슷한데 씀씀이가 줄었고 원가 인상분을 반영하면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
점심의 경우 런치 스페셜이 대부분이고 저녁 모임도 바비큐 주문이 점점 뜸해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연방 통계국 조사에 따르면 식료품비는 20여년만에 최고치로 뛰었다. 소비자 물가지수는 1년 전에 비해 3.9% 상승했다. 지난 4월 한달 식료품비는 0.9% 급등해 1990년 1월의 1.5% 상승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경기 부양을 위한 세금 환급으로 매출이 증가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점점 사라지고 있다.
플러싱 유니온스트릿에 있는 산수갑산 김정현 매니저는 "고객들의 씀씀이가 줄고 재료비가 올라 어려움이 많다. 불경기를 실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뉴욕 aT 센터/ 자료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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