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도널드, 어마어마한 구매력에 농장 생산형태까지 변화
영양가는 별로 없이 고도로 가공된 지방 함량과 칼로리만 높은 샌드위치와 탄산 음료, 프라이 때문에 군살만 찌게 만드는 것으로 지탄받아 온 패스트푸드업계의 대표격인 맥도널즈가 새로 고급 샐러드와 썰어 포장한 사과등 건강식 메뉴를 추가함에 따라 미국 식품업계에 미치는 파장이 상당하다.인공 보존제나 첨가제를 넣지 않은 신선한 야채에 역시 인공 보존제를 쓰지 않는 ‘뉴먼즈 오운’ 샐러드 드레싱을 곁들인 ‘캘리포니아 콥’, ‘베이컨 랜치’와 ‘시저 샐러드’와 ‘애플 디퍼스’가 공중보건 관계자및 맥도널즈를 비판해 온 사람들의 염려를 잠재울지는 알 수 없으나 버거와 프라이 때문에 이미 단일업체로는 미국내 최대의 쇠고기및 감자 구매자인 맥도널즈의 어마어마한 구매력이 연 800억달러 규모의 미국 청과물 업계에 엄청난 영향력을 행사할 것만은 틀림없다. 그 영향력은 단순히 금액으로 표시되는 것이 아니라 미국에서 생산되는 과일의 양, 품종및 가격, 재배 방식에까지 미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벌써 ‘애플 디퍼스’ 하나만 가지고도 맥도널즈는 미국내 어느 식당이나 식품업체보다도 많은 사과를 구입하고 있다. 2년전만 해도 전혀 사지 않았던 사과를 올해는 5,400만파운드니까 약 1억3,500만개나 사들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사과만이 아니다. 샐러드 덕분에 맥도널즈는 이미 방울 토마토와 스프링 믹스 레터스 구매량도 미국내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든다. 이처럼 갑작스럽게 대대적으로 야채, 과일 바람이 불자. 당근과 오렌지 같은 타품종 재배업자들도 그 배에 타보려 안간힘을 쓰고 있다.물론 다른 패스트푸드 체인들도 샐러드와 과일을 메뉴에 넣고 있지만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맥도널즈에 비할 바가 아니다. 그도 그럴 것이 미국내 매장수를 비교하면 ‘버거킹’이 7,600, ‘웬디스’가 5,900, ‘아비스’가 3,300개인데 비해 ‘맥도널즈’는 1만3,700개나 되기 때문이다.맥도널즈는 1980년대말부터 이런 저런 형태로 샐러드를 팔아 왔지만 이번처럼 잘 팔린 것은 처음이고, 과일을 파이가 아니라 날것으로 파는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뉴저지의 스위디즈보로의 사과 가공공장에서는 매일 26대의 기계가 5만개 가량의 빨갛게 잘 익은 게일라 애플을 씻어서, 씨를 빼고, 껍질을 벗겨, 잘라서 작은 초록색 플래스틱 백에 넣는다. 그 작은 백들은 거기서 냉장 트럭에 실려 창고로 갔다가 14일 이내로 동부 해안지역 맥도널즈 매장에서 어린이용 해피 밀에서 프렌치 프라이 대신 제공된다.캘리포니아주 어윈데일에 본사가 있는 ‘레디팩 프로듀스’의 자회사인 ‘미사 베이’가 운영하는 이 공장은 5월에 선보일 새 과일 샐러드에 들어갈 파란 사과 조각을 맥도널즈 전매장의 25%에 공급할 예정으로 시설을 확장하고 있기도 하다.맥도널즈가 그 엄청난 구매력으로 과거 미국의 쇠고기, 닭고기, 감자 업계를 기계화, 효율화, 균일화시킨 것과 마찬가지의 영향력은 이미 나타나고 있다. 맥도널즈의 품질관리담당 디렉터가 미국사과농장협회 연례 총회에 모인 농부들에게 맥도널즈와 거래하고 싶으면 미국에서는 역사적으로 별로 재배되지 않아온 품종인 ‘캐미오’와 ‘핑크 레이디’를 많이 키워야 할 것이라고 말하자 이미 올해 워싱턴주의 캐미오 생산량은 작년보다 58%가 증가했다. 방울토마토 역시 맥도널즈의 프리미엄 샐러드에 들어간 이후 매출이 크게 늘었다. 2003년 이후 미국내 매출 증가분 25%의 상당 부분이 맥도널즈 덕분이라는 것이다. 2003년 3월 시판된 프리미엄 샐러드는 지난 10년래 가장 성공적인 새 메뉴로 그동안 3억개 이상이 팔렸다. 아직 최대 인기 메뉴는 더블 치즈버거지만 프리미엄 샐러드는 개당 4달러니까 연간 약 6억달러어치, 즉 작년 맥도널즈 국내 매출의 10%를 차지하고 있다는 계산이다.맥도널즈 간부들이 더 많은 과일과 야채를 메뉴에 추가시키기를 희망하자 요즘 메뉴개발 담당 디렉터에게는 제품 설명및 시식을 제안하는 타 과일및 야채 재배업자들로 전화통이 불이 나고 있다.
(자료: LA 농업무역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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