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로컬 한인 김치업계에서 오랜 세월 입지를 굳혀왔던 청록원 김치가 지난 연말 경영 악화로 10여년 맛의 전통을 뒤로 한 채 문을 닫았다.

LA 로컬 한인 김치업계 종사자들은 청록원 김치의 폐업 소식에 '드디어 올 것이 왔다'라는 반응과 함께 "한인 로컬 김치업체들의 붕괴는 이제 시작"이라며 생존을 위한 업체 상호간의 경쟁이 더 치열해질 것으로 점치고 있다.

LA지역의 김치 시장은 한국의 내셔널 브랜드 수입김치와 로컬 김치와의 이중구도이다. 지난 2004년 중국산 김치 파동 이후 한국산 김치에 대한 신뢰가 회복되면서 한국의 내셔널 브랜드 김치 수입은 매년 25~40% 이상 증가 추세에 있다.

한국산 김치로는 종가집 김치,농협 김치를 비롯, 로컬 식품업체인 자연나라에서 수입하는 풍산김치와 아름찬 농협 김치가 대표적이다. 한국으로부터 김치를 수입하여 공급하던 풀무원은 현지 로컬업체로부터 주문자 생산방식의 계약을 맺고 풀무원 김치를 출시하고 있다.

LA 로컬 김치 업체로는 미 주류시장을 공략하고 있는 코스모스 김치를 비롯,개성김치,삼천리김치,김치나라,오씨네 김치,한성 꿀맛김치,대원김치,또순이 김치등 마켓에 공급하는 김치업체만도 20여개가 넘는다. 소규모 가내 수공업으로 김치를 생산하는 로컬업체까지 포함하면 그 수는 무려 100여개에 이르고 있다. 최근 5년사이에만 5개의 로컬 업체가 늘었다고 하니 LA 로컬 현지 김치시장은 그야말로 포화상태이다.게다가 대형 마켓 반찬부를 통해 생산되는 마켓 자체 브랜드의 김치들도 김치 전쟁에 끼어들어 과열 경쟁에 일조하고 있다. 배추를 비롯한 고춧가루 그리고 양념등 원부자재 가격이 상승하고 그에 따르는 인건비도 올라갔지만 마켓에서 살아남기 위한 무리한 가격경쟁으로 김치업계의 수익성은 악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코스모스 김치의 데이비드 김 사장은 "김치 판매가격은 10년전과 비슷하거나 더 내려가 있어 손해보는 장사를 하고 있다"라며 김치업계 전반의 구조적 모순을 지적했다.로컬 김치업체로서 터줏대감인 코스모스김치는 코스트코와 랄프스를 통해 이미 제품의 우수성을 검증받았으며 한류 영향에 힘입어 미국내 중국인 시장에 진출, 한인시장에서 벗어나는 방향에서 활로를 찾고 있다.

풀무원도 로컬업체의 생산시설을 이용하여 한국에서 제조된 김치속에 미국에서 생산된 배추를 버무려 한국 김치의 맛을 미 전역에 공급하는 전략을 펴고 있다. 풀무원 USA 강영철 사장은 "발효건강식품인 김치의 주류 마켓 진출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라며 "타 인종및 미 주류 소비자들의 입맛에 맛는 다양한 김치 개발이 관건"이라며 주류시장 개척을 위한 마케팅을 강조했다. 생존을 위한 경쟁에서 새로운 시장개척만이 살 길인 셈이다.

LA aT 센터 (자료원: 헤럴드 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