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파 벨리, '한국 음식과 문화의 밤'...초청 미식가들 ‘원더풀’
조회542조태권 광주요 회장은 최근 ‘한국 식문화 산업 세계화를 위한 전략 연구서’란 책자를 펴냈다. 이 책에 담긴 한식의 현주소와 세계화 방안을 정리한다.
21세기는 문화가 산업이 되는 시대다. 중산층 규모는 앞으로 30년 후 현재 4억에서 16억으로 늘어난다. 이젠 '팔기 위한' 사업이 아니라 '즐기기 위한' 사업으로 산업의 질이 전환될 것이다.
답은 의식주에서 찾아야 한다. 그런데 우리의 경우 이미 '의'와 '주'는 서구화 되었다. 그러나 식문화는 아직 세계화와 거리가 멀다. 우리 고유한 식문화는 대중문화로서 맥을 잇지 못하고 있다.
전통 식문화는 요정이나 니나노 집과 같은 형태로 변질되면서 저급 문화로 천시됐다. 그결과 우리 식문화는 단순한 생계수단인 밥장사로 인식되고 단일 품목 전문점이 주종을 이루게 됐다. 이 때문에 경쟁치열-가격 인하-품질 저하-강한 조미료 사용-고유의 맛 상실의 악순환 고리를 낳았다.
그러나 우리 고유 음식은 현대사회의 웰빙과 잘 맞아 떨어지는 고유의 재료를 갖고 있다. 충분히 세계화 속에 차별화가 가능한 이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식문화에 대해 구체적인 정책을 세워 국책사업으로 추진해 본 경험은 없다. 우리의 식문화는 문화적 측면에서 매우 강한 국가 브랜드로 제고할 수 있는 분야다.
세계적인 식문화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요리.서비스.영양.그릇 등 총체적인 음식 문화로서의 질이 업그레이드 되어야 한다.
한식은 '저렴하고 토속적인 음식'이란 인식에 머물러 있으면 세계화는 요원하다.
한국에서 고급호텔의 한식당은 모두 폐업상태다. 왜 그런가. 우리가 우리 것을 외면하기 때문이다.
외국인들의 입맛에 맛게 한식을 개발하면 한국인들이 먼저 '전통 음식 아니다 비싸다'며 외국인들을 딴 곳으로 발길을 돌리게 한다. 이런 현실이 계속되면 우리 음식은 '뒷골목 수준'에 계속 머물러 있을 수밖에 없다.
우리 '가온' 식당엔 홍삼을 넣어 만든 홍계탕이 있다. 비싼 건 30만원이다. 작년에 중동왕자들이 '가온'에서 홍계탕을 먹고선 다음날 전세기로 돌아가면서 급하게 이 음식을 또 찾았다.
11인분을 포장하고 예쁜 도자기 그릇에 담아서 보내줬다. 540만원을 차지했다. 바로 이런 거다. 한식을 업그레이드하고 그에 합당한 가격을 받을 수 있다.
결론적으로 우리는 웰빙에 부합되는 좋은 식재료와 전통 술과 도자기 그릇 그리고 한국적인 미학이 담긴 인테리어가 있다.
'한국 음식과 문화의 밤' 행사가 열린 곳은 나파밸리에서도 북쪽 끝에 자리잡은 '칼리스토가' 라는 시골 마을이다. 한적한 전원 생활을 즐기던 그들에게 낯선 한국 기업인이 제대로 된 '코리안 푸드'를 한턱 내겠다고 초대했으니 분명 눈길끄는 '이벤트'였음이 분명했다.
최고급 식당들이 즐비한 곳에 살면서 입맛이 까다로운 그들을 상대로 음식에 대한 호평을 받아낸다는 것은 어찌보면 약간의 위험한 측면도 있었다. 자칫하면 '최고 한국음식이란 게 이 정도냐'는 평가를 받는다면 행사를 하지 않음만 못할 게 뻔했으니까.
그러나 입장할 때부터 그들의 호기심은 대단했다. 증류소주 '화요'로 만든 칵테일을 마시며 "깨끗하고 독특한 향기가 인상적"이라며 기대를 나타냈다.
식탁엔 아예 포크가 없이 젓가락과 숟가락만 놔뒀지만 대부분 미식가들이어서 그런지 수저 사용에 큰 불편은 없어 보였다.
광어회는 초고추장이란 독특한 소스에 반가움을 표했다. "약간 매운 맛에 달짝지근하면서 톡 쏘는 맛"이란 평가를 내렸다. 3가지 전과 랍스터 떡볶음 편육 형태의 스테이크 그리고 홍삼을 이용한 홍계탕 죽이 코스요리로 나왔다.
코스 마다 독특한 디자인의 도자기 그릇에 매혹됐고 부드럽고 독특한 한국 특유의 양념 소스에 주목하며 큰 관심을 보였다. 서양식을 닮게 퓨전화한 요리라 크게 낯설지 않은 표정들이었다. 와인과도 썩 잘 어울린다는 반응을 보였다. 매 코스마다 남겨진 음식없이 비워지는 접시에서 그들의 입맛을 잡았음을 실감할 수 있었다.
웃고 떠들며 디너는 3시간을 넘겼고 이들을 배웅하는 조태권 회장 부부에게 "정말 훌륭했다"고 화답했다.
LA aT 센터 (자료원: Koreadai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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