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우 미국진출, '국익부터 저울질해야'
조회1405한국에서는 최근 '한우를 미국에 보내자'라는 움직임이 일어나면서 미주 한인사회에서도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경기도 안성시에서 지역내 한우브랜드인 '안성맞춤 한우'를 미국에 수출하기 위해 기초 조사를 하는 과정에서 그동안 한우를 미국에 수출하지 못한 까닭이 드러나고 있는 가 하면 한우가 미국 시장에 진출할 경우 그 경쟁력과 손익관계에 대한 논의도 시작되고 있다.
이에 따라 남가주 지역의 육류업 관계자들과 aT센터(한국농수산물유통공사)의 의견을 중심으로 한우의 미국 진출과 관련해 이슈가 되는 점들을 문답식으로 정리해 본다.
-한우는 왜 미국에 수입되지 않고 있나
▲수산물이나 젓갈류 등 그동안 미국으로 수입되지 못한 많은 식품들이 최근 미국에 속속 진출하고 있다. 한우라고 해서 언제까지 못들어오는 품목으로 단정지을 이유는 없다. 다만 미국에서 한국산 육류를 받아들이도록 하기 위해서는 생산지의 위생검역에 대한 심사를 받고 국제수역사무국(OIE)의 구제역 청정국 인증을 비롯한 질병 발생 가능성에 대해 국제 수준의 심사를 거쳐야할 것이다.
한국산 배를 비롯한 과일이나 야채도 지역별로 별도의 수출단지를 조성해 수입국에서 요구하는 시설 조건에 맞춰 관리되고 있다. 한우 수출을 위해서도 수입국 요구조건을 충족할 수 있는 시설과 기준이 먼저 필요할 것이다.
-한우는 미국에서 시장성이 있을까
▲미국내 고급 한식당과 미주 한인 가운데서도 5%미만의 고소득층을 대상으로 하는 틈새시장 정도는 형성될 수 있을 것이다.
-한우가 수입된다면 미국 시장에서의 경쟁력은 어떨까
▲한우와 경쟁이 될만한 미국내 쇠고기들과 가격 비교를 해보자. 미국산 쇠고기 가운데 가장 고급품인 블랙앵거스 최고급 안심 부위가 파운드당 18~20달러선이다. 일본계인 고베 쇠고기는 본인(Bone-in) 스트립 스테이크가 파운드당 90달러부터 최고급 부위는 수백달러에 달한다. 한우는 한국내 가격으로 파운드당 40~50달러선이다.
미국으로 수입될 경우 유통 비용을 포함, 한국에서보다 2배 이상 높은 가격이 형성될 것이므로 파운드당 100달러 안팎이 될 것이다. 따라서 블랙앵거스와는 가격경쟁하기가 어렵다. 맛과 품질, 가격 등 모든 면에서 고베 쇠고기와 경쟁해야 한다. 미국에서 고베 쇠고기 수요가 얼마나 되는 지 먼저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
-한미 FTA에서 한우가 수출 대상 품목으로도 포함되지 않은 이유는 무엇인가
▲국가간의 무역은 무엇보다 실익이 우선된다. 상징적 의미의 성과보다는 무엇이 가장 국익에 기여하는 가를 기준으로 냉정하게 판단할 필요가 있다. 만일 한미 FTA에서 한우 수출을 거론하게 되면 한우 수출로 얻는 실익에 비해 그 대가로 한국이 미국에 무엇을 내주게 될지 따져 봐야할 것이다. 언제가 됐든 한우를 수출해 한국이 많은 수익을 얻을 수 있다면 당연히 수출을 위한 노력을 하게 될 것이다.
-한우를 미국에서 먹을 수 있다는 것 자체로도 충분히 의미가 있지 않을까
▲블랙앵거스는 스코틀랜드가 원산지이고 고베 쇠고기도 일본에서 품종을 들여와 미국 축사에서 키우고 있다. 한국에서 품종을 들여와 미국 쇠고기 시장에 '한우'라는 하나의 품종을 정착시킬 만한 여지는 있다.
미국에서도 자연방목한 육류 수요가 늘고 있는 만큼 미국내 고급 쇠고기 시장에 '한우'를 접목시킨다면 미국내에서 한국 식품에 대한 인식을 높이는 데에도 적지 않은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한우' 품종을 미국에서 키우는 것은 곧 미국내 산업이고 한국산 제품의 수출 성과를 높이는 것과는 별개 문제이다.
LA aT 센터 (자료원: 미주 헤럴드 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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