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 김치·장마 ‘악재’…재배 줄어도 ‘불황 늪’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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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산 김치·장마 ‘악재’…재배 줄어도 ‘불황 늪’
올해 고랭지 배추시장은 재배면적이 줄었음에도 전망이 밝지 않다. 중국산 김치 수입 급증 등 변수가 많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작황은 폭우로 피해를 입은 일부 지역을 제외하곤 평년 수준을 약간 넘을 전망이다. 하지만 장기간 부진의 늪에 빠진 배추값이 회복 기미가 보이지 않으면서 밭떼기 상인들의 발길은 뜸해 거래는 지지부진하다. 고랭지배추 시장을 전망해본다.
◆산지 상황=고랭지배추 재배면적은 지난해보다 6~8%가량 줄어든 7,300㏊로 추정된다. 강원도의 경우 농협과 계약재배가 없는 지역을 중심으로 재배면적이 줄었다는 게 산지 관계자들의 시각이다. 특히 평창군 대화면은 재배면적이 9만여평으로 지난해보다 60%가량이나 급감했다.
김덕철 대화농협 지도과장은 “배추값이 장기간 바닥세에서 벗어나지 못하자 상당수의 농가가 감자·일반 양채류 등으로 작목을 전환했다”고 말했다.
태백·정선군 관내에서도 배추 대신 일손이 적게 드는 콩·옥수수 등으로 작목 전환 움직임이 일고 있다.
전북 무주, 경남 거창·합천, 경북 봉화 등 중남부지역도 배추 대신 상추·치커리 등 쌈채소와 사과 등으로 작목 전환이 빠르게 이뤄지면서 4~5년 전에 비해 재배면적이 30~40% 줄었다.
또 올해 7월과 9월에 출하될 고랭지 배추는 정식이 다소 적게 들어간 반면, 8월 물량은 지난해보다 10~30% 더 늘어난 것으로 파악된다.
이달 말부터 출하될 고랭지배추의 전반적인 작황은 양호한 편. 폭우로 정선·태백 일부 지역이 피해를 입었지만 대체로 선선한 날이 많았던 덕분으로 생육 상황은 좋다는 게 산지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앞으로의 작황은 태풍 등 예기치 않은 기상이변이 오면 작황은 부진할 것으로 산지관계자들은 내다보고 있다.
◆산지거래=밭떼기는 한산한 편이다. 특히 20일부터 본격 출하가 예상되는 평창군 대화면 등 대관령지역은 지난해 이맘때의 경우 밭떼기가 전체의 절반가량 이뤄졌지만 올해는 미미하다. 값은 평당 6,000~7,000원에서 형성되고 있다. 태백 지역도 품종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평당 5,000~6,500원에 20%가량 밭떼기가 이뤄졌다.
양범석 대관령원예농협 판매계장은 “상인들이 중국산 김치와 장마 등의 변수로 이달 하순부터 나올 물량에 대해 관망하고 있다”며 안타까워했다.
전북 무주지역도 마찬가지다. 배추 농가 김금식씨(58·전북 무주군 덕지리)는 “몇년 전에는 정식만 하면 밭떼기가 이뤄졌으나 중국산 김치 때문에 출하가 임박해야 거래가 이뤄진다”며 “값도 작년의 절반 수준인 평당 2,000~4,000원에 불과하다”며 울상을 지었다.
◆값 전망=지금 상태라면 올 고랭지배추값은 지난해와 같은 호황을 기대하기가 어렵다는 데 산지 및 시장 관계자들은 무게를 두고 있다. 경기 침체로 소비가 줄어든 가운데 중국산 김치가 수입될 여지가 많기 때문이다. 이들은 7월 말~9월 5t트럭 상품이 300만~350만원대에 거래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8월에는 강원도를 중심으로 한꺼번에 물량이 몰릴 수 있어 값 폭락 가능성마저 제기되는 상황이다.
하지만 태풍 등 기상 이변으로 작황이 부진해지면 값이 크게 오를 수 있다는 견해도 나오고 있다.
[농민신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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