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늘 효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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땀 흘리는 여름철 피로 회복·스태미너 증강
항균 작용 등 ‘알리신’ 건강기능성 속속 규명
미국선 암 예방 식품…위암·대장암 발병 줄여
고대 이집트의 피라미드 건설에 동원된 노역자들은 야생 마늘을 지급받아 먹었기 때문에 중노동을 견뎌냈다는 것이 구구왕의 피라미드 내벽에 상형문자로 기록돼 있다. 또한 중세 유럽에선 결핵이나 페스트가 유행할 때 예방책으로 마늘을 사용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20세기 중엽이 되면서 마늘은 과학적으로 조명받기 시작했다. 1940년대에 미국과 스위스의 과학자들이 마늘을 썰거나 다질 때 발생하는 강렬한 냄새의 정체가 알리신(allicin)이란 물질이란 것을 발견했다.
알리신은 마늘의 세포에 들어 있는 알리인(alliin)이란 무취 성분이 같은 세포에 있는 알리이나제(alliinase)라 불리는 효소와 결합하여 생기는 휘발성 성분이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마늘을 썰거나 강판에 갈아서 마늘의 세포가 파괴될 때 알리인이 알리이나제와 결합하여 알리신으로 되는 것이다.
알리신의 특징은 다른 성분들과 결합하는 능력이 있는 점이다. 알리신의 결합 능력 가운데서 특히 주목받고 있는 것은 비타민B₁과의 결합이다. 비타민B₁은 당질이 운동의 에너지원으로 되는 데 없어서는 안 되는 비타민으로 피로 회복이나 스태미너 증강에 이바지한다.
이 비타민B₁은 체내에서 흡수율이 매우 낮은 것이 결점이다. 또한 아뉴리나제(aneurinase)라는 비타민B₁을 파괴하는 효소를 갖고 있는 사람도 있어서 이러한 사람들은 만성적인 비타민B₁ 결핍증으로 되기 쉽다.
그리고 비타민B₁과 알리신이 결합하면 알리티아민(allithiamin)이란 물질로 된다.
알리티아민은 활성 지속형 비타민(마늘 B₁)이라고도 불리는데 비타민B₁과 똑같은 작용을 할 뿐만 아니라 비타민B₁ 단독의 경우에 비해 훨씬 많은 양이 장에서 흡수된다.
더구나 비타민B₁처럼 과잉분이 몸 밖으로 배설되지도 않고 아뉴리나제에 의해 파괴되는 일도 없다. 알리티아민은 아무리 많이 섭취해도 모두 흡수되고 체내에서 이용되고 남은 양은 전신의 세포에 보관되어 필요할 때마다 꺼내서 이용할 수 있다.
또한 알리신은 비타민B₁ 이외의 비타민이나 미네랄 단백질 당질과도 결합하여 건강에 이로운 작용을 하게 된다.
예를 들면 단백질과 결합하여 `단백질 알리신´으로 되면 비타민E와 유사한 작용을 하거나 호르몬 분비나 조혈을 촉진하거나 또는 간 기능을 강화하거나 한다.
이처럼 마늘의 알리신은 다른 식품의 성분들과 결합하여 더욱 우수한 건강 기능성을 발휘하게 된다.
1990년대 말 무렵까진 이 알리신이 마늘의 여러 건강 기능성의 관여 성분인 것으로 생각됐다. 그러나 알리신의 작용은 마늘이 갖고 있는 여러 작용들 가운데서 주로 항균 작용에 한정돼 있고 알리신이 변해서 생기는 특수한 성분들에 더욱 많은 건강 기능성이 있는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
그 가운데서도 가장 주목받고 있는 것이 아호엔(ajoene)이다.
아호엔은 알리신이 다른 성분들과 결합하여 생기는 성분이 아니다. 아호엔은 알리신을 섭씨 25∼100도의 온도로 가열하면 저절로 생성되는 물질인 것이다.
이전부터 전문가들 사이에선 썰거나 강판에 간 마늘의 알코올 추출물엔 강력한 혈소판 응집 억제 작용이나 콜레스테롤치를 낮추는 작용이 있는 것으로 생각돼 왔다.
즉 혈액이 원활하게 흐르도록 하고 혈관도 튼튼하게 해서 동맥경화를 예방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유효 성분이 마늘에 들어 있는 것으로 믿고 있었다. 그 유효 성분의 정체가 1984년에 미국 뉴욕주립대학 교수인 에릭 블록 박사 등에 의해 밝혀져 `아호엔´이란 이름이 붙여졌다. 아호엔의 `아호(ajo)´는 마늘을 가리키는 스페인어다.
그 후 아호엔에 대해 여러 과학자들이 연구, 최근에 이르러선 마늘의 주된 건강 기능성을 단독으로 발휘하는 성분이 아호엔인 것으로 밝혀졌다. 그렇다고 해서 아호엔과 알리신이 전혀 다른 성분인 것은 아니다. 아호엔은 알리신을 모체로 하는 지용성 성분인 것이다.
알리신은 물에 용해되는 성질(수용성)을 갖고 있는데 아호엔은 지용성으로 바뀌고 강렬한 자극적인 냄새도 나지 않게 된다. 현재까지 아호엔엔 다음과 같은 작용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항암 작용(암세포의 발생과 증식을 억제) △항혈전 작용(혈관 속에 혈전이 형성되지 않도록 해서 심장병이나 뇌졸중 등을 예방) △기억력 개선작용(뇌신경 전달 물질의 일종인 아세틸콜린의 분해를 막아 치매를 예방) △항균 작용(위궤양을 일으키는 헬리코박터 파일로리를 비롯, 식중독을 일으키는 O-157 등 세균을 격퇴) △콜레스테롤 및 중성지방을 줄이는 작용(고지혈증 예방 효과와 간보호 효과 등).
아호엔은 그 이상으로는 분해되지 않는 물질이기 때문에 매우 안정성이 높다. 그렇기 때문에 알리신에 비해 우리 몸 안에서 작용이 오래 지속되는 것으로 생각되고 있다. 그리고 아호엔은 많이 섭취해도 부작용이 거의 없다는 것도 동물 실험에서 확인됐다.
■ 항암작용
1953년에 미국 오하이오주에 있는 케이스 웨스턴 리저브 대학의 와이스버거 박사가 발암 억제 작용을 확인한 이후 마늘의 암 예방 효과에 관해 각국에서 앞다퉈 연구해 왔다.
1989년엔 미국 국립 암연구소와 중국 베이징암연구소가 공동으로 중국 각지에서 식생활과 질병에 대한 실태를 조사, 마늘을 많이 먹는 사람들은 거의 먹지 않는 사람들에 비해 위암 발생률이 40%나 낮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또한 1994년에 미국 아이오와주에서 여성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바로는 마늘을 주 1회 이상 먹는 사람들은 전혀 먹지 않는 사람들에 비해 대장암 발병률이 약 절반밖에 안됐다.
면역력을 강화하는 대체의료 분야에서 앞서 있는 미국에선 이미 마늘이 암 예방 식품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이는 미국립암연구소(NCI)가 1990년대 초에 암 예방 대책의 하나로 5년 동안 연구 끝에 항암 작용이 있는 식품들(Designer Foods)을 40여 종 선정, 그 가운데서 마늘을 가장 유망한 암 예방 식품으로 인정한 결과였다.
현재까지 연구로는 마늘엔 암 세포의 발생(이니시에이션 기)을 막을 뿐만 아니라 암 세포의 증식(프로모션 기)도 억제하는 작용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어떤 성분에 그러한 작용이 있는지에 대해서도 연구, 그 정체가 아호엔이란 지용성 성분이라는 것도 밝혀냈다.
일본 연구진(메이라쿠그룹 연구소의 후지노 등)은 마늘의 새로운 성분으로 주목받고 있는 이 아호엔의 항암 작용에 대해 실험용 쥐(마우스)를 사용하여 실험해 봤다.
후지노 등은 먼저 마우스의 피부에 암 유발 물질을 바른 다음 다시 아호엔을 바른 마우스군과 아호엔을 바르지 않은 마우스군의 암 발생률을 비교했다.
그 결과 아호엔을 바르지 않은 마우스군에선 6주째부터 피부의 암 발생 수가 늘어나기 시작하여 10주째엔 거의 100%가 피부암에 걸렸다. 한편 아호엔을 매일 약 250㎍ 정도 바른 마우스군에선 13주가 되기까지 피부에 암이 발생하지 않았다. 즉 아호엔을 바른 마우스군에선 피부암 발생이 100% 억제 된 것.
이 실험은 피부암에 대한 효과만 확인한 것인데 예를 들면 대장암 간암 위암 유방암 등 다른 신체 부위의 암에도 같은 효과가 있을 것으로 연구가들은 기대하고 있다.
아호엔이 어떤 메커니즘으로 항암 작용을 나타내는지는 아직 확실하게 알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까지의 연구로는 아호엔엔 다른 정상 세포엔 영향을 미치지 않고 암 세포만 스스로 죽도록 하는 작용이 있는 것이 아닌가 후지노 등은 추측하고 있다.
생물의 세포엔 어떤 환경에서 노화되었을 때 스스로 죽으라고 지령하는 유전자가 있는데 그러한 유전자의 작용으로 세포가 죽는 것을 아폽토시스(apoptosis·세포 자살)라고 한다. 사람의 몸에 있는 유전자들 하나 하나엔 이 세포 자살을 유도하는 유전자가 있어서 노쇠한 세포는 스스로 죽고 새로운 세포가 그 자리를 대신하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어떤 원인으로든 세포 자살이 일어나지 않는 비정상적인 세포가 생기게 된다. 이것이 암 세포다. 스스로 죽어야 하는 것을 잊고서 점점 증식과 전이를 되풀이한다. 후지노 등 일본 연구진은 아호엔에 항암 효과가 있는 것은 암 세포에 작용하여 세포 자살을 유도하기 때문이 아닌가 추측하고 있다.
* 식품음료신문
(aT 제주지사 김진곤 064-746-94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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