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편의점에선 2,500엔의 호화도시락이 중년 여성을 사로잡고 있고, 복어회나 참돔이 중년남성의 안주거리로 떠오르고 있다. 또한 오뎅은 점점 지역 밀착도를 높이고, 튀김은 갓 튀겨낸 것이 당연하게 되었다.
일본 편의점업계들이 틈새시장과 고객들을 확보하기 위한 다양한 전략이 긍정적인 효과를 거두고 있다. 그 가운데서도 도시락과 인스턴트 먹거리를 일률적으로 판매하던 것에서 벗어나, 소비자들의 욕구를 채우는 다양한 식품들이 속속 매장에 선보이고 있고 또한 이들 제품들이 내는 수익도 만만찮다.
■ 제 1 키워드 ‘플라이어’
그 중에서도 특히 프라이드치킨이나 튀김 등이 인기가 높아, 플라이어(튀김용의 점내조리기)에 의한 뜨거운 싸움이 전개되고 있다.
플라이어 도입에 앞장선 것은 로손. 간판 메뉴인 ‘카라아게쿤’ 은 1986년 발매된 이후 스테디셀러로 연간 1억개를 판매하고 있다.
그 독주에 제동을 건 것이 훼미리마트다. 간판 메뉴인 ‘훼미치킨' 를 포함한 프라이드치킨의 판매 개수는 연간 약 1억3,000만개로 전문 프라이드치킨점 다음의 판매규모다. 훼미리마트에서는 부화장부터 가공, 조리까지 일괄 관리하해 안정된 닭고기의 공급을 확보하고 있다.
또한, 점내조리에서는 후발인 세븐일레븐도 2007년부터 플라이어의 도입을 시작해 작년 말까지 약 8,300점포에 확대했다. 써클K도 작년 6월에 실험 점포에 플라이어를 도입, 2010년 2월말까지 약 2,000점에 확대할 예정이다. 따라서 대형 편의점들이 모두 플라이어 경쟁에 뛰어든 것이다.
각 업체가 점내조리에 주력하는 이유는 ‘갓 조리된 느낌에 의한 고객 유치 효과’ 와 이익률이 도시락이나 주먹밥의 약 2배로에 다다르기 때문이다.
미니스톱에서는 도시락 ‘오리진 토슈’ 의 노하우를 활용해 주먹밥이나 반찬의 점내조리와 판매의 실험을 30점포에서 전개하고 있다. 이렇게 해서 밥, 반찬, 튀김 등이 갖추어지면 ‘편의점 매장에서 방금 만들어진 도시락’이 등장하는 것도 먼 이야기가 아닐 지도 모른다.
◇세븐일레븐
2007년6월에 플라이어 도입을 시작. 1점포 1일당 약 1만5,000엔의 매출 증가에 공헌하고 있는 점에서 도입을 가속해 2008연말까지 도입 점포를 8,300점포로 확대했다. ‘뼈 없는 프라이드치킨(165엔)’은 고기는 육즙이 많으며 매운 맛을 억제해서 누구라도 먹기 쉬운 맛이며 이외에도 일본식 닭튀김, 고로케, 감자튀김, 빅 프랑크 등을 판매한다.
◇훼미리마트
튀김류, 중국식 호빵, 오뎅을 ‘갓 조리한 훼미치킨’ 이라 이름 짓고 주력하고 있다. 프라이드치킨은 연간 1억3,000만개를 판매하여 켄터키프라이드치킨에 뒤잇는 수준이다. 뼈 없는 ‘훼미치킨(160엔)’은 고기가 연하고 치킨 옷이 바삭해 인기를 끌고 있다. 이외에도 뼈있는 프라이드치킨, 스파이시 치킨, 고로케), 오징어 민치, 아메리칸 핫도그 등을 판매하고 있다.
◇로손
1976년에 점내조리를 시작해 1986년 발매한 ‘카라아게쿤’은 한 입 사이즈의 닭튀김으로 연간 1억개를 판매하는 간판상품이다. 이외에 프라이드치킨, 닭 꼬치 등을 판매한다. ◇미니스톱
튀김류 뿐만 아니라 소프트 아이스크림이나 파르페, 핫도그 등을 제공하고, 먹을 수 있는 장소도 있다. 점내 조리 상품이 매출 전체에 차지하는 비율도 상당히 높다.
◇ 써클K썬쿠스
이층식의 플라이어로 다른 상품들보다 재빠르게 조리한다. 2008년 6월에 플라이어를 시험 도입해, 점포의 매출 효과가 커 확대했다. 프라이드치킨(165엔) 이외에도 햄 스테이크 등도 취급한다.
■ 제 2 키워드 ‘중?노년층’
아저씨 도시락은 아저씨가 만든다. 중년 여성은 욘사마로 노려라.
일본 편의점의 제 2 키워드는 ‘중?노년층’ 이다. 출생률 감소로 인한 고령화로 지금까지 편의점의 주요 고객이었던 20∼30대의 남성 구매력이 저하되어 중?노년층을 잡기 위해 그들의 미각이나 기호에 맞춘 상품 개발이 활발해 지고 있다.
훼미리마트는 “아저씨의, 아저씨에 의한, 아저씨를 위한” 상품개발팀 ‘아저씨 프로젝트’를 발족. 40∼50대의 멤버로 구성된 ‘팀 아저씨’ 와 50대 후반부터 60대 전반의 ‘팀 덩어리’의 2팀제로 각각의 연령대에 맞는 섬세하고 치밀한 상품개발을 진척시키고 있다. 각 팀과도 정기적으로 회합을 갖고, 시식을 거듭하면서 “같은 세대의 입맛을 만족시키는 상품” 개발에 힘쓰고 있다.
예를 들면 ‘팀 덩어리’가 감수한 ‘즐기는 일본식 식사’는 연어 소금구이, 연근, 우엉을 넣은 웰빙 완자, 싱거운 맛의 조림 등이 들어 있다. 포인트는 칼로리를 배려해서 튀김을 넣지 않는 것. 영양의 밸런스를 고려하면서도 계절감이 전해지기 쉬운 식품 재료를 사용해 “튀김이 없는 외로움”을 느끼게 하지 않는 도시락으로 마무리했다.
훼미리마트 관계자는 “이들이 개발한 상품의 판매방법을 분석하면 목적대로 남성들을 끌어 들였지만 그에 더해 건강지향으로 여성들까지도 공감하고 있어 지금까지 편의점에서 놓치고 있었던 고객층을 잡을 수 있게 되었다”면서 새로운 시도가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중?노년층 공략의 다음 타겟은 ‘회’ 다. 작년 연말연시, 일부점포에서는 활어를 잡아 ‘복어 회’를 판매해 화제를 모았다. 2월엔 ‘활 참돔&새우’도 일부점포에서 판매했다. 이 상품들은 ‘사시미테이’라는 브랜드로 판매하고 있지만 이것을 손수 다루는 것은 ‘팀 어물 시장’. 훼미리마트의 상품본부, 수산업자, 설비·포장재료 메이커까지 이르는 프로젝트팀이다.
한편, 세븐일레븐이 촛점을 맞춘 것은 중년 여성이다. 작년 6월과 12월에 우리나라 인기 배우 배용준이 운영하는 고급 한국 요리점과 공동 개발한 ‘고시레 도시락’을 판매. 편의점 도시락으로서는 이례적인 2,500엔이라고 하는 고가격인데도 불구하고 예약이 쇄도, 평소 편의점에서 도시락 구입이 적은 중고년의 여성층을 사로잡았다.
◇ 훼미리마트
2003년에 중노년층에 적합한 상품을 개발하는 ‘아저씨 프로젝트’를 출범. 2007년에는 40∼50대 사원의 ‘팀 아저씨’와 50대 후반∼60대 전반사원의 ‘팀 덩어리’ 의 2팀제로 하고 보다 섬세하고 치밀한 메뉴 개발을 실시하고 있다. 칼로리를 억제하고 계절감 넘치는 야채 위주의 메뉴는 여성들의 지지도 높다고 한다.
또한 2008년에 ‘사시미테이’란 명칭으로 ‘마구로 타다키’ ‘타코스 라이스’ 등의 판매를 시작했다. 2008년 연말연시에는 ‘복어 회(980엔)’를 일부점포에서 시판해 화제를 불렀다. 회는 관동지방 260점포에서 전개하고 있다.
◇세븐일레븐
배용준이 운영하는 한국 전통요리점 ‘고시레’와 공동 개발해 작년에 기간 한정으로 판매, 2,500엔의 고가격임에도 불구하구 예약이 쇄도했다.
■ 제 3 키워드 ‘고향의 맛’
‘지역 특산 식도락’의 상품화도 편의점 업체들의 중요한 전략이다. 각 지자체와 협정을 맺고, 상품담당자가 각 지방의 농림수산관계 부서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면서 현지 명물을 발굴하고, 지역 특색이 있는 상품을 개발하여 현지 한정으로 판매한다.
그 지역에서 생산된 농수산물을 그 지역에서 소비하는 것을 지산지소((地産地消)라고 하여, 현지에서 생산한 식품 재료를 이용해 지역 특성에 맞는 조리법으로 만들고 또한 해당 지역명을 쓴 제품들을 판매하는 업체들이 최근 몇 년 간 급격히 늘고 있다.
로손의 경우 각 지방의 점포에 나란히 진열되어 있는 도시락의 약 절반은 그 지역에서 개발한 상품들이다.
세븐일레븐 관계자는 “각 지역에 훌륭한 식품 재료가 있다. 예전엔 양이 적은 것은 사용할 수 없었지만, 지역한정 판매라면 공급량이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사용할 수 있다. 높은 선도를 유지하면서 판매할 수 있는 것이 ‘지산지소’의 큰 장점이다” 라고 말한다.
또한 이 업체에서는 각 지역에 해당 지역의 명물 소를 사용한 ‘소고기 밥’ 을 기간 한정으로 판매하고 있는데 대단히 높은 인기를 얻고 있다고 한다.
한편, 로손은 ‘지산외소(地産外消)’ 에 착수했다. 이 업체는 특산물을 사용한 제품 판매를 지역에서 한정하지 않고, 몇 년에 걸쳐 이웃지역에 확대해 왔는데 작년 11월 이를 전국으로 확대했다.
지역특산물을 활용한 도시락을 ‘지산외소(地産外消) 도시락’ 이라 칭하고 전국에서 판매한 것이다.
그 첫 번째 시험작은 ‘니가타 잎새버섯 튀김 덮밥’. 4주간 한정으로 전국에 판매했다. 또 지난 2월 4일에는 세 번째로 ‘무로란식 닭구이 도시락’을 시판했다. “전국에 공급할 수 있는 식재료의 양은 한정적이지만 앞으로도 각 지역의 맛을 전국으로 퍼뜨릴 것이다. 이것이 지역경제의 활성화에도 도움이 된다"는 것이 로손의 생각이다.
한편 일본 편의점에서 빠지지 않는 ‘오뎅’은 전국을 ‘맛별’로 나누고, ‘지역에서 친숙한 맛’을 추구하고 있다.
세븐일레븐은 지역의 기호에 맞춘 재료와 양념을 준비해 판매하고 있는데, 국물은 전국을 7블록으로 나눠 ‘리시리 다시마’를 기본으로 관서·중부지구에서는 ‘진다시마’ 를 사용한다. 재료도 수도권의 ‘치쿠와부’, 관서의 ‘유바마키’ 등 기호에 맞추고, 양념도 각 지역별로 준비하고 있다.
로손은 지역별로 8가지의 맛으로 완성한 국물을 내고 있다. 국물은 히다카산다시마, 닭 뼈를 우려낸 국물, 비어(飛魚)를 우려낸 국물을 기본으로 홋카이도의 연어, 중부의 미가와모토 미림 등 각 지역의 조미료로 8가지의 맛을 내고 24종류의 재료는 지역마다 상품을 바꾼다.
이 밖에도 재료의 배합에 힘을 써 다음날 먹어도 맛있는 면을 완성시킨 세븐일레븐, 건강을 내세워 개발해도 팔리지 않던 ‘잡곡 주먹밥’을 맛있다는 점을 추가로 내세워 히트시킨 am/pm 등 일본 편의점 업계는 각기 고유의 맛을 추구하고 안전한 재료, 신선한 재료 등을 내세워 소비자들의 다양한 욕구를 채우기 위해 계속 진화하고 있다.
자료:식품음료신문, aT도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