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오바마 행정부 출범으로 힘 받은 친환경 식품 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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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행정부가 들어서면서 환경보존 농업이 힘을 받고 있다. 환경보존 농업이란 비료나 살충제 등 화학성분을 쓰지 않고 자연 그대로 농사를 지음으로써 토양이 손상되지 않아 그 땅에서 영구히 농사를 지을 수 있는 농사법. 지역 농부들이 이런 농법으로 재배한 유기농 식품을 애용하면 식품의 영양가도 높고 환경도 보존되니 일거양득이라는 것이다. 대기업들이 대량 생산해 전국으로 공급하는 농산물 대신 이들 친환경적 신선한 농산물을 섭취하자는 운동이 활발해지고 있다. 일종의 식품 혁명이다.
최근 남가주 애나하임에서 열린 전국 최대 규모의 유기농 식품 및 자연 식품 쇼에는 수만명의 인파가 몰려들어 유기농 와인을 홀짝이고 공정무역 초컬릿을 맛보며 대성황을 이루었다.
일년 전과 비교하면 유기농 식품 판매는 엇비슷한 수준이고 최근에는 다소 하락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 쇼에 모인 참가자들의 분위기는 그 어느 때보다 활기차다. 환경 친화적 유기농에 대한 정치적 기류가 상당히 우호적으로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모두가 오바마 행정부 덕분이다.
유기농 요거트 기업인 스토니필드 팜의 개리 허시버그 사장은 “이건 단순히 비즈니스에 관한 게 아니다”고 말한다.
“세상을 바꾸자는 겁니다. 우리는 이 순간이 오기를 수십년동안 꿈꿔왔습니다”
유기농 및 지역지배 농산물 옹호 목소리에 대해 이제까지 백악관은 거의 귀를 막고 있었다. 그런데이번에 미셸 오바마가 퍼스트레이디가 되면서 분위기가 바뀌었다. 신선한 식품, 가공되지 않은 천연식품, 그 지역 재배 식품을 강조해온 미셸은 지난 주 직접 백악관에 야채밭을 만들기도 했다.
더욱 놀라운 것은 농산업계와 오랜 기간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온 농무부의 태도 변화이다. 톰 빌색 신임 농무부 장관은 지난 2월 중순 농무부 건물 밖 시멘트 바닥을 부수고 그 자신의 유기농 채소밭을 만들었다. 그리고는 2주후 오바마 행정부는 환경보존 농업과 건강식품 운동에 앞장 서온 캐스릴 메리건 터프츠대 교수를 빌색의 최고위 보좌관으로 임명했다.
허시버그 등 환경보존 식품 옹호운동가들은 이런 작은 변화들이 연방정부의 식품 공급 및 농장감독 방침에 대한 대대적 변화로 이어지기를 바라고 있다. 그래서 각 지역에서 재배한 신선한 유기농 식품들에 대한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나게 되기를 바라는 것이다.
이미 그와 관련 많은 야심찬 제안들이 나와 있다. 예를 들어 유명 주방장인 앨리스 워터스는 어린이들이 건강에 보다 좋은 음식을 먹을 수 있도록 연방정부가 학교 점심급식 예산을 3배로 올리는 안을 추천하고 있다.
하지만 가능한 한 가공 안된 천연식품으로 미국의 식탁을 바꾸자는 이런 운동이 조만간 워싱턴 정치라는 현실과 부딪치고 전국이 겪고 있는 불황과 충돌하게 될 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일각에서는 제기되고 있다.
뉴욕타임스 매거진에 기고하는 작가 마이클 폴란은 지금의 친환경 식품 운동을 1970년대의 환경보호 운동과 비슷하게 보고 있다. 오바마 행정부의 입장이 고무적이기는 하지만 식품 운동가들이 정치적 노련함을 갖추지 못했으리라는 점을 그는 우려하고 있다.
환경보존 식품 운동이 나오게 된 것은 미국에서 현재 저가에 대량으로 생산되는 식품이 대기업과 농산업계에 막대한 이익을 가져다주고 있지만 건강에 좋지 않고 환경에 나쁘다는 믿음 때문이다.
식품운동가들은 곡물과 대두 재배 기금으로 연간 수십억 달러를 농가에 보조해주는 연방 정부도 책임이 있다고 말한다. 그 결과 옥수수와 대두가 넘쳐나 값이 싸지면서 가축용 사료로 이용되고 건강에 좋지 않은 콘 시럽 같은 식품재료들로 만들어 지고 있다.
그보다는 각 지역 농부들이 보다 다양한 농산물을 재배하고 환경보존 농법으로 농사를 짓도록 장려하는 데 연방 기금이 쓰여 져야한다고 이들은 주장하고 있다.
지난해 연방정부가 농업 지원금으로 책정한 예산은 75억달러였던 데 비해 유기농과 지역 식품 프로그램을 위해 배정된 기금은 1,500만달러에 불과했다.
반면 기존의 농업 방식 고수를 주장하는 측은 유기농으로는 식품을 충분히 공급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유기농 방식으로 재배하면 화학 비료를 주고 재배했을 때에 비해 수확량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유기농이 필요한 부분이 분명 있지요. 하지만 유기농으로 우리가 먹고 세계를 먹일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미국 옥수수 재배협회의 길 톨만 총무는 말한다. 유기농 농사는 생산량이 떨어지고 더 많은 노동력을 필요로 하고 가격도 비싸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 지난10년 동안 유기농 식품과 자연 식품은 상업성을 얻어가고 있고 오프라 윈프리 등 유명 인사들의 지지를 받으며 시장이 넓어지고 있다. 전염병처럼 늘어나는 비만, 특히 어린이 비만 역시 건강식품에 대한 새로운 경각심을 불러오고 있다.
그 결과 전국적으로 파머스 마켓이 점점 늘어나고 있고, 지역 재배 유기농 천연식품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면서 월마트 같은 주류 수퍼마켓들도 이들 식품을 취급하고 있다.
점점 주류시장으로 파고들고 있는 친환경적 건강식품 운동의 진원지는 캘리포니아의 버클리다. 1971년 워터스는 쉐 파니스라는 식당을 시작하면서 인근에서 재배한 신선한 유기농 재료들을 사용했다. 당시로는 새로운 일이었는 데 다른 주방장들이 점점 이를 따라하게 되었다.
이후 워터스는 음식 분야 유명인사가 되었고 ‘60분’ 같은 프로그램은 그를 ‘슬로우 푸드의 어머니’라고 부르기에 이르렀다.
한편 세인트 조셉 대학의 낸시 차일즈 식품 마케팅 담당 교수는 친환경 식품운동가들이 식품의 질에 대한 대중들의 눈을 뜨게 해준 공로는 인정하지만 경제적 측면도 무시할 수 없음을 강조한다. 지역 재배된 신선한 유기농 식품들이 많은 미국인들에게는 너무 비싸서 구매할 수가 없다는 것이다.
“냉동식품이나 통조림도 나쁘지 않아요. 중요한 것은 사람들이 자기 형편이 허락하는 한도 내에서 잘 먹는 것이지요”
LA aT 센터 (자료원: Korea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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