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중국산 밀반입 채소 재래시장 '장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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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산 밀반입 채소 재래시장 '장악'
검역을 거치지 않은 중국산 '밀반입 채소'의 홍콩 유입이 증가하고 있다. 홍콩 반입 화물에 대한 검역이 강화되고 있지만 검역의 허점을 이용하여 '개미의 이사' 방식을 이용한 밀수업자들이 로우(羅湖)를 거쳐 채소를 들여와 판매하는 행위를 근절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홍콩 문회보(文匯報)의 한 기자는 지난주 MTR 로우 역에서 농산물 밀수업자와 불법 판매상이 대량의 미검역 채소와 부식 등을 홍콩으로 운반한 후 홍콩 각 지역의 재래시장에서 판매하여 불법 이익을 취하는 장면을 취재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재래시장에서 판매되는 중국산 밀반입 채소는 신계에서 생산된 상품으로 탈바꿈하여 판매되고 있었다.
한 채소판매업자는 밀수 채소는 원가가 근당 1~2홍콩달러로, 원산지를 신계로 속여 팔면 7배의 이문을 남길 수 있다고 실토했다. 업계 자료에 따르면 홍콩에서 판매되는 채소의 약 10%가 중국에서 밀반입된 상품이다. 홍콩채소업계는 지난 1년 동안 정부가 가짜 원산지 문제 해결에 최선을 다하지 않는다며 수차례 항의해 왔다고 밝혔다. 관련 업계 인사는 "최근 농산물 밀반입 문제가 더욱 심각해졌다. 원가 절감을 위해 채소 밀수업자를 고용해 본토 내수 판매용 채소를 로우 역을 통해 들여와 홍콩의 대형 재래시장에서 판매하는 홍콩 채소상인도 있다"고 토로했다.
문회보 기자는 이틀 동안 아침 6시 경 로우 역의 상황을 취재한 결과 밀수업자가 손수레를 이용하여 비밀리에 많은 양의 밀수품을 운반하는 광경을 목격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세관 통과 당시 아무런 저지를 받지 않았으며 물품을 검색하는 세관원도 없었다. 판링(粉嶺) 역에서 하차한 이들은 MTR 역 부근 주차장에 세워져 있던 트럭 기사에게 물건을 건넸다. 나일론 포대에 담긴 물건은 초이삼, 오이, 달걀 등의 농산물이었다.
1시간여 동안 판링의 주차장을 지켜본 결과, 밀수품을 실어가는 트럭이 끊임없이 이어져 마치 농산물 센터 같은 모습이었다.
트럭 기사에게 물건을 넘긴 밀수업자는 현장에서 40~50홍콩달러의 사례비를 받았다. 채소를 밀수하는 일련의 과정은 회사에 의해 운영되는 것처럼 조직적으로 진행됐다.
다음날 또다시 로우 역을 살피던 기자는 고용된 밀수업자 외에도 채소 판매업자 본인이 직접 내수용 채소를 매입하여 홍콩으로 돌아가는 모습도 목격할 수 있었다. 기자가 이들 중 남녀 한 쌍을 로우 역에서 타이오(太和) 역까지 따라가 보니 이들 70세의 노인과 40세의 여성은 높이 1미터의 나일론 포대를 역 부근 채소 노점판매대로 운반했다.
가게에 도착한 이들은 나일론 포대에서 초이삼, 오이 가지 등을 꺼내 진열하면서 장사 준비를 시작했다.
밀수품을 담아 운반해온 나일론 포대를 그대로 길가에 놓아둔 모습이 자신들의 행동에 대해 매우 당당하게 여기는 듯이 보였다.
고객으로 가장하고 접근한 기자에게 여주인은 "신계산 초이삼이 아주 싱싱하다"며 근당 8홍콩달러라고 말했다. 이는 실제 신계산 상품과 동일한 가격이다.
기자는 이 가짜 신계산 초이삼을 다른 채소 상인에게 보이고 확인을 부탁했다. 이 상인은 초이삼의 원산지에 대해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기자가 들고 있는 초이삼을 보고 "물건이 아주 안 좋다. 너무 시들었고 상태도 안 좋다. 이건 가짜 신계 채소다"라고 말하고 "본토 내수 채소는 근당 1~2홍콩달러에 불과해 불법채소 판매상들이 중국에서 채소를 들여와 원산지를 신계로 속여 폭리를 취하고, 소비자를 혼란에 빠뜨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 출처 : 위클리홍콩('09. 11.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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