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밀 어셈블리’업소 인기
조회430미국, ‘밀 어셈블리’업소 인기
매일 퇴근하고 집에 와 가족들의 저녁 식사를 차리기는 간단한 일이 아니다. 미리 식단을 정해서 장을 봐 놓았더라도 그날 상에 올릴 요리에 들어갈 재료를 씻고 다듬어 익혀서 상에 올리기까지의 시간과 수고를 매일 감당하기 힘들어 피자 등을 배달시키거나, 퇴근 길에 식당에서 조리된 음식을 사서 집으로 가져가는 것도 한두번, 시간에 쫓기면서 만드는 초간단 요리도 몇번 먹으면 질리게 된다.
그래서 요즘 점점 인기를 얻고 있는 것이 몇 끼니 식사 재료를 한꺼번에 준비하게 해주는 비지니스다. 마치 공산품 조립 공장에서처럼, 미리 씻어서 껍질 깎아서 썰고 다져놓은 각종 재료들을 요리별로 필요한대로 모아 담아 집에 가지고 가서 먹을 때 오븐이나 스토브의 불을 켜고 익히기만 하면 되도록 해주는 것이다.
현재 미 전국에 700여개를 헤아리는 이 ‘밀 어셈블리 센터’는 시간에 쫓기고 부엌에 들어가기도 편치 않아 가정식과는 자꾸 거리가 멀어지고 있는 미국인들에게는 이상적인 대안이 되고 있다. 통닭과 샐러드 사가지고 들어가는 것과 비슷한 짧은 시간에 힘도, 돈도 많이 들이지 않고 집에서 만든 것 같은 식사를 즐길 수 있게 해주기 때문이다.
현재 월 40개 정도씩 전국의 교외지역과 소도시 길가 샤핑몰, 사무실 단지 한쪽에 들어서고 있으며 올해 2억7,000만달러 정도를 벌어들일 것으로 추산되고 있는 ‘밀 어셈블리’ 센터는 지난1999년 북서부 지역에서 시작됐다. 여자 친구들끼리 영업용 주방에서 함께 요리해 만든 음식들을 나눠서 집으로 가지고 간 것이 그 원형인데 아이디어는 신선했지만 지지부진하다 시애틀 지역 여성 두명이 그 과정을 간소화시키면서 2002년 들어 비로소 뜨기 시작했다.
즉 200달러 미만에 2시간동안 6인용 식사 12끼니를 만들어 갈 수 있도록 한 것인데 그 1년 후에 ‘드림 디너스’라는 회사가 탄생해 112개의 프랜차이즈를 거느리게 됐으며 현재 64개를 더 만들고 있다. 전국 최대 규모의 체인인 ‘수퍼 서퍼스’는 그 1년 후에 텍사스주 포트워스에서 시작됐다. 현재 프랜차이즈가 121개고 77개가 더 생길 예정이다.
이들은 요리를 거의 할 줄 모르는 사람들을 위해서는 프리저 백이나 알루미늄 트레이에 재료를 담아가지고 가서 냄비 하나에 넣어서 굽거나 끓이기만 하면 되는 간단한 스튜나 캐서롤 요리 레퍼토리를 돌아가며 내놓기도 하는데 고객들은 미리 온라인으로 요리를 선택해 놓을 수도 있다. 센터에 가서는 높직이 걸려 있는 조리법에 쓰인대로 식당 주방처럼 질서정연하게 준비되어 있는 냉동된 닭가슴살, 다져 놓은 양파등 필요한 재료와 양념들을 덜어내기만 하면 된다.
센터 직원들은 분주히 다니면서 계량컵과 스푼등을 깨끗한 새것으로 바꿔 놓고 새로 끓인 커피를 따라 주면서 칼로리나 소디움 섭취에 신경써야 하는 사람을 위해 대체할 방안도 가르쳐 준다. 만일 브로콜리를 싫어한다면 재료 명단에 들어 있더라도 빼놓고 담지 않으면 된다. 이곳에서 두시간을 보내다보면 가족을 위해 요리하지 않아서 느끼던 죄의식이 싹 달아난다.
노스 캐럴라이나주 랄리 교외에 사는 리사 존슨은 샤핑하고 청소하는 것을 싫어하지만 비록 가끔씩이나마 저녁 식탁에 가족들을 둘러 앉히려 노력하는데 이 끼니조립장에 한번 가보고 곧 단골이 됐다. “함께 저녁 식사를 하면 비만, 학습장애, 마약, 이혼등 온갖 사회 문제가 다 해결된다는 말은 늘 듣지만 누가 그 모든 요리를 할 것인지는 아무도 말해주지 않지요”
가정에서 음식과 관련된 일의 80%는 아직도 여자들이 하고 있지만 미국인들이 저녁 식사 준비에 들이는 시간은 크게 줄었다. 1960년대에는 2시간반쯤이던 것이 요즘은 30분 정도라는 것이 시장조사회사인 민텔 인터내셔널과 NPD 그룹의 말이다. 그러면서 외식에도 진력이 난 징후가 농후해 2차대전 이후 꾸준히 증가해온 식당에서의 지출이 2001년 이후 제자리에 머물고 있다.
이곳에서 꾸려온 재료들로 만든 음식들은 우리들이 먹으면서 자라온 가정식과 꼭같다고 할 수는 없다. 이들 센터에서 제공되는 썬 야채와 냉동육등 대부분의 식재료들은 시스코 같은 상업용 식품회사에서 납품받는 것이고, 조리법에는 깡통식품들도 들어 있다. 센터 직원들은 뒤에서 쇠고기도 자르고 파도 다지지만 현장에서 실제로 조리되는 것은 없다.
세대가 바뀔 때마다 부엌에 얼씬거리는 딸과 아들은 점점 줄어들고 있는데도 텔리비전에서 방송되는 요리 프로그램들은 믿을 수 없을만치 인기있는 것은 사람들이 요리에, 부엌에 있기를 얼마나 그리워하는지를 말해준다고 미국의 현대요리에 대한 글을 쓰는 로라 샤피로는 말한다. 비록 집 밖에서 ‘조립’해 온 것이지만 가족과 함께 하는 식사는 요리한 사람과 음식과 가족간의 물리적 연결 때문에 식당에서 사가지고 온 음식보다 훨씬 더 의미가 있다고 에머리대학의 미국생활연구소 디렉터 브래드 쇼어는 말한다. 엄마가 자기 손으로 만든 음식에는 그만큼 힘이 실리는 것이다.
두아이의 어머니인 약사 메이라 디도메니코는 시간도 돈도 절약할 수 있어서 ‘수퍼 서퍼스’를 이용한다. 최소한 재료라도 내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밀 어셈블리 센터가 레디메이드 냉동식을 사먹는 것보다 훨씬 낫다는 것이다.
자료원 : 뉴욕aT센터 / Korea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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