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효식품에 눈뜨는 유럽인
조회1805유럽인에게 조금은 생소한 ‘발효식품’
유럽 건강기능식품 및 의약품 관련 전문지인 「Nutra ingredients」에 따르면 프랑스와 스페인 등 유럽의 소비자의 발효식품에 관한 관심은 점차 늘어나고 있으나 유럽 식품제조회사 및 유통회사의 위험부담 회피와 보수적인 분위기 때문에 발효식품은 유럽에서 쉽게 자리 잡지 못하고 있다.
유럽과 달리 영미권 국가에서는 세계 각지에서 온 발효식품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기 시작했는데 글로벌 식품 대기업 Pepsico는 2016년에 프로바이오틱음료 브랜드 Kevita를 2억 달러에 인수하여 화제가 되기도 했다.
Pepsico의 결정은 빠르게 팽창하는 발효식품시장에 따른 것으로 작년 케피르(Kefir, 효모와 유산균으로 발효시킨 우유)음료의 매출은 16% 증가, 콤부차(홍차버섯을 배양해 발효시킨 것)는 7%가 증가, 식초는 11.7%의 성장률을 보였다. 세계 발효시장은 2022년까지 연간 9%의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발효식품의 늘어나는 인기는 'Gut-Friendly' 즉 속이 편한 음식을 찾는 현대 소비자의 니즈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유럽인도 사실 오래전부터 ‘발효식품’을 먹어왔다!
유럽이 전 세계적인 발효시장의 트렌드에 뒤쳐져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유럽에도 오래전부터 소비되는 발효식품이 존재한다. 와인과 치즈, 요구르트 등이 바로 그것이다.
프로바이오틱 음료계에서 급부상한 케피르(Kefir)는 흑해와 카스피해 사이의 코카서스 산맥 북부에서 소비되기 시작한 음료로 케피르종균을 우유나 물에 넣어 발효과정을 거쳐 섭취된다. 북부, 동부 유럽 및 러시아, 중앙아시아에서 많이 소비되며 현재 전 세계에서 소비되고 있다.
미국에서의 케피르 시장이 확대되면서 현재 세계 케피르 시장의 1/3을 차지하고 있고 미국 내의 마시는 요거트 및 발효음료 시장에서 케피르는 40%를 차지하고 있다. 유럽 내에서는 전통적으로 케피르를 마시는 동유럽을 제외하면 케피르 시장이 아직 많이 활성화 되지 않았으나, 작년 영국 유제품업체가 생산, 판매를 시작했다.
독일식 김치로 잘 알려진 사우어크라우트(Sauerkraut)는 양배추를 얇게 썰어 소금에 절인 발효식품으로 수 천 년 동안 유럽인의 겨울 비타민 C의 원천이었다. 독일을 비롯해 동유럽에서 많이 섭취된다.
코코넛케피르 음료와 발효스낵회사 Rhythm Health의 창업자는 본래 사우어크라우트 소비지가 아닌 영국에서도 사우어크라우트 시장이 팽창하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덴마크 레스토랑 NOMA, 발효식품으로 최고의 음식 선보여
NOMA는 2003년 덴마크의 수도 코펜하겐에 문을 연 레스토랑으로 2010~2014년 다섯차례 기존 1위 스페인의 분자요리 식당 El Buli를 밀어내고 세계 50대 레스토랑 1위를 차지한 식당이다. 오너 셰프인 Rene Redzepi는 2004년 the New Nordic Food Manifesto에 참여했던 셰프 중 하나로 도덕성, 지속성, 양질이라는 신념을 가지고 레스토랑을 운영한다.
스칸디나비아산 식재료를 사용하는 레스토랑 NOMA의 중요한 특징들 중의 하나는 바로 ‘발효’이다. 고급 레스토랑의 경우 보통 신선한 재료를 있는 그대로 사용하는 성향이 있다. 하지만 이 레스토랑은 신선한 재료를 발효, 훈제 등 재래조리방식을 사용하여 다양한 맛을 만들어 내고자 노력한다.
NOMA에는 발효실이 따로 있는데 이곳에서 레스토랑에서 사용되는 다양한 식재료가 탄생한다. 그 중 미소된장에서 영감을 받은 완두콩된장 Peaso, 고대 로마의 액젓인 Garum에서 영감을 받은 메뚜기 액젓 등이 있다.
유럽에 발효식품을 알리는 파리의 저널리스트
발효식품이 발달하지 않은 서유럽의 경우 발효음식, 효능, 레시피 등을 대중에게 알리기 위해 활동하는 발효식품 전도사들이 있다.
‘Ni cru ni cuit(날 것도 익힌 것도 아닌)’라는 블로그를 운영하고 동일한 이름의 책을 2014년에 발간한 프랑스 저널리스트 Marie-Claire Frédéric은 식재료 역사와 지리를 공부하면서 전 세계에서 찾을 수 있는 발효식품의 세계에 빠져들었다고 한다. 그녀의 블로그에는 콜리플라워, 수박껍질, 콤부차 등 다양한 재료로 만들 수 있는 발효 레시피가 소개되고 있다.
영국인 Dearbhla Reynolds는 2016년 ‘The Cultured Club – Fabulously Funky Fermentation Recipes’이란 발효식품 레시피 책을 발간했다. 그녀는 ‘음식은 약이다’라고 교육한 부모님의 영향으로발효음식에 대한 관심을 가지기 시작하였다.
그녀는 발효음식에 대해 생소하고, 만들기 어렵다는 편견을 가진 사람들을 위해 간편한 토마토 살사와 같은 레시피를 소개한다.
※ 자료
• NUTRA 「’Risk averse’ EU industry shunning fermented food trend」
• Foodprocessing 「Kefir a rising star of fermented drinks」
• Newfood 「Consumers turning towards fermented foods more and more」
• PR Newswire 「Fermented Ingredients Market by Type, Application, Form, and Region - Global Forecast to 2022」
• Kurier 「Sauerkraut ist das älteste Superfood」
• CNN 「Copenhagen's Noma: 10 ways Rene Redzepi changed the world of food」
• 조선일보 「발효·훈제·수렵 전통 되살려… 덴마크를 美食의 聖地로」
• The IRISH TIMES 「The Cultured Club: How one woman got her family into fermentation」
• https://nicrunicuit.com/apropos/
• http://yorlife-kefir.co.uk/about/
시사점
세계 식품시장에서 발효음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것은 한국의 발효음식이 세계 시장으로 진출할 수 있는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음을 시사한다.
발효식품시장이 영미권을 중심으로 큰 성장세를 보이는 반면 유럽의 발효식품시장은 아직 미숙한 상황이다. 이는 다르게 해석하면 유럽식품시장에서 발효식품의 잠재력이 크다고 볼 수 있기 때문에 유럽 상황에 맞는 발효식품 수출 전략이 필요하다.
한국의 장류나 김치 등 발효식품의 전통과 과학적 측면을 홍보하는 것이 주효할 것으로 예상된다. 단순히 발효식품이기 때문에 좋다는 식의 홍보는 자제해야하고, 구체적으로 어떤 근거로 건강에 좋은지에 대한 홍보 전략을 세워야하며, 건강식품 홍보 및 광고에 관한 EU 법을 준수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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