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전통 시가와 현대 문화가 결합하고, ‘소식(苏轼, 중국 북송 문학가)’이 현대 가요의 화신이 되다”, 이는 중국인들이 즐겨 먹는 오리 고기 간식을 파는 식품 업체 조우헤이야(周黑鸭)가 출시한 한정판 선물세트의 광고 문구이다. 5월 24일 조우헤이야(周黑鸭)는
알리바바 그룹의 B2C 전자상거래 플랫폼 티몰(天猫)에서 선물세트 판매를 시작한지 10분 만에 1만개 판매를 돌파하는 기록을 세우며, 중국 전통 문화를 현대적으로 해석한 마케팅으로 히트상품을 만들어내었다.
 
  디제잉 장비를 모티브로 디자인된 한정판 선물세트는 복고풍의 색감과 세련된 디자인으로 제작되었으며, 선물세트 안에 12편의 중국 고전 시가가 담겨있는 6장의 CD를 포함하여 단순한 전통 간식 판매를 넘어 중국의 문화를 제공한다는 마케팅 컨셉을 분명하게 드러내었다.
한정판 선물세트 판매를 기념하며 티몰과 조우헤이야(周黑鸭)는 상하이에서 “역사상 가장 전통적인”이라는 슬로건 아래 디제잉 파티를 개최하여 젊은  소비자들에게 중국 전통의 매력을 현대적인 감각으로 즐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였고, 먹거리에 대한 주제를 바탕으로
중국풍 랩 노래를 온라인으로 발표하여 많은 커뮤니티에서 해당 컨텐츠가 뜨거운 인기를 끌기도 했다.

  조우헤이야(周黑鸭)는 중국 식품 브랜드 중 ‘엔터테인먼트’를 강조하는 대표적인 브랜드로,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트렌스포머’에 브랜드를 노출시키고 자체적으로 웹드라마를 제작하는 등 소비자들에게 자사의 브랜드와 연계된 새로운 즐길 거리를 지속적으로 제공하고 있다.
조우헤이야(周黑鸭)의 문화 마케팅이 소비자들의 주목을 끌어내는데 성공하면서, 조우헤이야(周黑鸭) 외에도 KFC, COFCO(中粮), 따오 샹춘(稻香村) 등식품 기업들도 국가박물관, 고궁박물관(자금성)과 협력해 문화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KFC & 국가 박물관

  글로벌 패스트푸드 브랜드 KFC는 중국 국가 박물관과 협력하여 중국의 국보를 테마로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다. KFC 매장 내 시각적 디자인부터 메뉴 및 테이블의 설계에 중국 국보 문화재의 역사와 이야기를 반영하여, 17개의 중국 국보를 소재로 각각의 특색을 살린 “중국을 빛낸 국보” 테마 식당을 출시해 중국의 문화와 현대적인 소비 트렌드를 결합한 이색적인  공간을 만들어 냈다.
 

COFCO(中粮) & 고궁 박물관(자금성)

  중국 농식품 국영기업 COFCO(中粮)는 고궁박물관과 협력해 중국 전통 농경문화를 현대적인 디자인으로 표현한 쌀 선물세트를 내놓았다.
청나라 건륭 왕조 때 농사를 권장하는 그림이 그려진 도자기를 쌀과 함께 선물 세트에 포함하였으며, 농경문화와 관련된 중국 전통의 절기 ․ 산수 ․ 별자리를 반영한 포장 디자인을 사용하였다. 특히 붉은 색과 황금색 위주의 기존 선물세트에서 벗어나, 젊은 소비자들의 취향에 맞는
밝고 청아한 색상을 사용해 트렌드에 민감한 젊은 소비계층을 공략하고 있다.

따오샹춘(稻香村) & 고궁 박물관(자금성)

  중국 제과업체 따오샹춘(稻香村)은 작년 중추절 고궁박물관과 협력해 출시한 월병 선물세트에 이어, 올해 단오절에도 고궁박물관과 다시 한 번 손을 잡고 “바삭바삭”제과 선물세트를 출시했다. 해당 선물세트는 전통 의복을 입은 귀여운 캐릭터의 포장 패키지가 인기를 끌면서
일반 선물세트에 비해 3배나 높은 가격에도 단오절 기간 예약 판매가 모두 완료되었다.

  최근 중국 식품 업계는 중국 전통 문화를 현대적으로 해석한 마케팅을 통해 기존의 소비 계층뿐만 아니라 80 ․ 90년대 이후 출생한 젊은 소비층의 주목을 끌어내는데 성공하고 있다. 특히 시진핑 주석이 제창하는 ‘중국몽(中国梦)’의 영향으로 자국의 전통에 대한 자부심이
강조되고 있는 상황에서 식품 기업들은 발 빠르게 중국 전통 문화를 마케팅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 조우헤이야(周黑鸭), COFCO(中粮), 따오샹춘(稻香村)등 중국 식품 기업 외에도 글로벌 패스트푸드 브랜드 KFC 역시 이러한 추세를 겨냥해  중국 전통 문화를 마케팅에
활용하여 철저하게 현지화된 전략을 추구하는 점은 중국에 진출한 한국 식품 기업들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문화를 품은 마케팅은  현재 중국 식품 시장에서 주류 마케팅 기법으로 대두하고 있으며, 한국 식품 기업 역시 이에 대한 충분한 준비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