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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14 2009

미국 시장 진출 4대 포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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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겨울 뉴욕은 유난히 비가 많이 내렸다. 록펠러센터의 크리스마스트리도 웬일인지 예전 같지 않고, 세계적인 명품 거리 5번가(5th Avenue)도 쇼핑객들의 발길이 눈에 띄게 줄었다. 대형 백화점 제이씨페니(JC Penny)와 메이시스(Macys)의 크리스마스 대세일은 이례적인 24시간 개장에도 불구하고 미국 전역에 걸친 폭설 등 기상 악화로 인해 기대에 훨씬 못 미쳤다.

 

뉴욕 시민들도 매우 어려운 한 해를 보냈다. 지난해 9월 리먼브라더스 파산, AIG 구제금융, GM 등 자동차 빅3 구제금융 신청, 최근의 매도프 금융 사기극에 이르기까지 미국의 자존심이었던 월스트리트의 붕괴 소식에 하루도 숨 돌릴 틈이 없었다. <뉴욕타임즈>가 “월스트리트가 창출한 이익은 신기루였지만, 천문학적 보너스는 실제였다”라고 때 늦게 개탄했지만, 미국 경제는 경기침체(Recession)에 깊숙이 빠져든 후였다.

 

이제 월스트리트에서 촉발된 위기는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기준금리를 제로 수준까지 낮추는 극약 처방을 내놓고, 연방정부가 8조 달러에 달하는 구제금융을 쏟아 붓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메인스트리트(실물경제)에 직격탄을 날리고 있다. 이미 지난해 11월 한 달 동안에만 53만 명의 미국인이 일자리를 잃었다. 30여 년 만에 최악의 고용 상황에 직면하고 있는 것이다. 국내총생산(GDP)성장률은 지난해 3/4분기에 전기 대비 0.3% 감소했고, 부문별로도 민간소비가 3.1%, 기업 투자 5.6%, 주택 투자 17.6% 감소하는 등 정부 지출을 제외하고는 전반적인 감소세를 보였다. 또한 공급관리협회(ISM) 제조업 지수는 1982년 이후 최악을 기록하고 있으며, 소비자 신뢰도 하루가 다르게 악화되고 있다.

 

그러면 새해 미국 경제는 이러한 최악의 침체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최근 일부 전문가가 지금이 경기침체의 바닥일 수 있다는 의견을 제기하고 있기도 하다. 그러나 미국 경제는 개인 신용이나 상업용 모기지 시장 부실 등 잠재적 뇌관들이 아직 완전히 제거되지 않은 상태여서 경기가 바닥을 쳤다고 이야기하기에는 너무 이른 감이 있다.

 

또한 설혹 경기가 저점에 도달했다고 해서 고용 시장 역시 바닥인 것은 아니다. 오히려 미국인에게는 올해 상반기는 가장 견디기 어려운 혹독한 나날이 될 것이다. 2010년 초까지 무려 3백만 개의 일자리가 사라지고, 실업률이 8~9%까지 치솟을 전망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올해 상반기까지는 미국의 소비 및 기업 투자 위축이 지속되고 하반기 이후에나 비로소 경기회복 조짐이 나타나는 소위 L자형 경기침체가 지속될 가능성이 가장 높다. 물론 올해 GDP 성장률은 네거티브 성장 또는 1% 이하에 머무를 것이다.

 

그러나 미국의 경기침체가 길고 가혹할 것이라고 해서 우리 기업들이 미국 시장 진출 노력을 포기하거나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 경기침체는 위기이자 도전이지만 이를 잘 활용한다면 오히려 기존 미국 수입 시장의 판도를 변화시킬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기 때문이다. 미국 시장의 새로운 트렌드를 읽고 그 흐름에 얼마나 잘 대응해 나가느냐가 향후 도약의 관건이다.

 

첫째, 최근 미국 시장은 경기침체의 여파로 소비자의 구매 결정에서 가격이 최우선의 조건이 되고 있음을 직시해야 한다. 소비자는 자산가치 하락과 고용 불안 속에서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가 약해지면 지출에 매우 보수적이 되기 마련이다. 따라서 뚜렷한 차별화 상품이 아니라면 저가 전략이 유리하다. 실제로 현재 미국에서는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월마트의 지난해 3/4분기 매출이 7.5% 증가했고 맥도날드의 판매도 계속 늘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다우존스의 산업평균지수를 구성하는 30개 회사 중에서 이 두 기업만이 주가가 일 년 전에 비해 상승했을 정도로 저가산업은 경기침체기에 각광을 받고 있다. 물론 두 회사의 독창적인 마케팅 전략도 한몫을 했지만 저가산업의 선전은 경기침체기의 기업생존 전략에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다.

 

더욱이 지난해 원화가치가 크게 절하된 반면 일본 엔화, 중국 위안화는 절상돼 우리 상품은 품질뿐만 아니라 가격도 일본, 중국 상품과 충분히 경쟁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됐다. 따라서 이를 활용한 마케팅 전략을 구사할 필요가 있다. 가격경쟁력 확보로 인한 이익을 우량 바이어와 배분하는 등 경기침체기에 나도 살고 바이어도 사는 소위 원-윈 마케팅 전략이 필요하다는 것은 새삼 재론할 필요가 없겠다.

 

둘째, 오바마 행정부가 펼칠 대규모 경기부양정책의 수혜산업에 주목해야 한다. 오바마 행정부의 경기부양책은 아직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오바마 미 대통령 당선자의 표현처럼 대담한(bold) 경기 부양, 즉 향후 2년간 최대 약 1조 달러에 달하는 경기부양책이 예상되고 있다. 이 경기부양책은 이미 의회에서 승인된 7천억 달러 규모의 금융구제법안과는 별도의 것이어서 천문학적인 규모라고 할 수 있다.

 

오바마의 경기부양책은 도로 정비 및 건설, 학교 설립, 에너지 효율성 제고, 인터넷 환경 개선, 보건 및 정보기술(IT) 투자 등 5가지 굵직한 계획을 담고 있다. 우리 기업들이 미국 기업들과의 과감한 전략적 제휴와 정부조달 시장 참여 등을 통해 친환경 에너지 관련 산업 및 건설 분야에 대한 진출을 활발히 확대할 것을 기대해 본다.

 

셋째, 올해 안에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되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비준 발효를 적극 활용해 미국 시장 진출의 새로운 전기를 마련해 보자. 물론 오바마 미 대통령 당선자의 대외정책기조가 FTA를 통한 자유무역 확대에 비교적 소극적 입장인 것이 사실이다. 또한 한-미 FTA에 대한 추가 협의, 특히 자동차 분야에 대한 재협상을 실제로 요구할 가능성도 전혀 배제할 수 없다. 그러나 이미 합의한 한-미 FTA가 뿌리째 흔들릴 가능성은 거의 없으며 비준은 반드시 이루어질 것으로 생각된다. 이것이 한-미 FTA를 활용한 시장 진출 전략에 남보다 한 걸음 앞서서 고민해야 하는 이유다.

 

넷째, 미국 시장 진출에는 충분한 사전준비가 필요하다는 점을 지적하고자 한다. 세계 각국의 유수 기업이 저마다 납품을 원하는 미국의 대형 유통체인점인 월마트, 베스트바이 등의 구매담당자들은 정말 바쁜 사람들이다. 따라서 이들의 관심을 끌려면 불과 3~5분 내에 제품을 각인시킬 수 있을 만큼의 완벽한 상품 마케팅 준비와 아울러 바이어의 구매 성향.절차에 대한 철저한 이해가 필수적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뉴욕에서 만난 월마트 구매담당자들은 한결같이 “한국 상품은 시장성에 비해, 영문 홈페이지나 홍보자료마저 갖추지 않고 있을 정도로 기초 준비가 부족하다”고 입을 모은다. 우리가 새겨들어야 할 대목이다.

 

새해는 경기침체의 그늘을 훌훌 털어내고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 시장 진출을 통한 새로운 도약을 모색하는 한 해가 되길 바란다. 무역협회나 지방자치단체, 또는 코트라 등 무역유관 기관에서 개최하는 미국 시장 진출을 위한 전시회나 상담회에 적극 참여해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찾아보자. 언제나 그렇듯 경기침체기에 얼마나 슬기롭게 대처하느냐에 따라 경기회복기의 수확도 결정되는 법이기 때문이다.

 

 

자료:kit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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