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식품을 통한 치료’ 정책지속, 美 식품정책 변화에 주목하는 이유
조회158미국 보건복지부(HHS)를 이끌게 된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Robert F. Kennedy Jr.)가 ‘식품을 통한 치료(Food as Medicine)’ 운동을 지속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관련 정책 기조가 정권 교체에도 변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식품기술연구소(IFT)의 안나 로살레스(Anna Rosales)는 “새롭게 출범한 ‘Make America Healthy Again(MAHA)’ 이니셔티브는 특정 정부의 프로젝트가 아닌, 미국 사회 전반의 건강을 향한 흐름의 일환”이라며 “‘식품을 통한 치료’는 이름이 바뀌더라도 지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케네디 장관은 대통령 지명을 받아 인준된 직후, ‘MAHA 위원회’ 설립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백악관은 해당 위원회의 필요성을 설명하며 ▲미국인의 기대수명 감소 ▲만성 질환의 증가 ▲과도한 약물 의존 ▲운동 부족 ▲환경 요인 등 다양한 건강 지표의 악화를 지적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핵심 수단으로 영양, 식품의 질, 건강한 생활 습관을 강조했다.
백악관은 성명을 통해 ▲연방 보건 연구의 투명성 제고 ▲이해상충 제거 ▲농업 종사자들과의 협력을 통해 건강하고 저렴한 식품 확보 등을 포함한 포괄적인 정책 방향도 제시했다. 또한 건강한 식습관 변화와 예방 중심 치료에 대해 보험 적용 확대도 추진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음식이 곧 약"에서 "예방 의학으로서의 음식"으로
‘식품을 통한 치료(Food as Medicine)’는 단순한 영양 권장 캠페인이 아니다. 터프츠대학교(Tufts University) 웹사이트에 따르면, 이 개념은 의료 시스템 내에서 식품 기반 개입을 통해 특정 인구 집단의 건강 형평성을 증진하는 프로그램을 뜻한다.
푸드스케이프 그룹(Foodscape Group) 설립자이자 터프츠대 교수인 레이첼 치탐(Rachel Cheatham)은 “‘Food is Medicine(음식이 곧 약)’이라는 표현은 오해의 소지가 있다”며 “보다 정확히는 ‘예방 의학으로서의 음식(Food as Preventative Medicine)’으로 정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약은 약, 음식은 음식으로 명확히 구분되어야 하며, 식단은 만성질환을 예방하는 초기 전략으로서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다만 치탐은 “이러한 접근이 건강한 사람들에게는 효과적일 수 있지만, 이미 병을 앓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제한적일 수 있다”며 “케네디 장관이 실제로 연구와 임상시험에 충분한 자금을 지원할지가 관건”이라고 덧붙였다.
소비자 관심도 증가…클린라벨·초가공식품 저감 트렌드
시장조사기관 닐슨IQ의 셰리 프레이(Sherry Frey) 웰니스 부문 부사장은 “최근 소비자들은 건강과 영양에 대한 관심이 과거 어느 때보다 높다”며, MAHA와 ‘식품을 통한 치료’ 정책이 강조하는 방향과 소비자 트렌드가 맞닿아 있다고 진단했다.
닐슨 데이터에 따르면, 2023년 11월 기준 초가공 식품(UPFs) 소비는 전년 대비 1% 감소했으며, 최근 4년간 누적 2.4% 감소세를 기록했다. 프레이는 “클린라벨에 대한 수요는 식품을 넘어 화장품, 생활용품 등 다양한 제품군으로 확산되고 있으며, 초가공 식품을 줄이려는 움직임도 점점 강화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향후 식품 산업이 해결해야 할 과제는 건강한 제품에 대한 소비자 요구와 식품 가격, 안전성, 접근성 간의 균형을 유지하면서도 과학 기반의 결정을 내려야 한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미국 내에서 건강 중심 식품 정책이 주요 기조로 자리잡고, 소비자 역시 이를 적극 수용하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이에 따라 미국 시장 진출을 모색하는 국내 식품기업들은 제품 기획 초기 단계부터 ‘건강’ 키워드를 중심에 두고 전략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 특히 ▲클린라벨 ▲저가공 식품 ▲특정 질환 예방에 도움을 주는 기능성 식품 등은 소비자 접점을 확대할 수 있는 핵심 요소로 작용할 전망이다. 더불어 미국 내 의료 시스템과의 연계 가능성, 보험 적용 대상 여부 등도 장기적인 사업 전략에 포함시킬 수 있다. 건강한 식품 소비에 대한 트렌드는 일시적인 유행이 아닌, 정책, 시장, 소비자 인식의 구조적 전환이다. 국내 식품업체가 이를 반영해 미국 시장에 진출할 경우, 경쟁력을 한층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문의 : 뉴욕지사 박주성(jspark@at.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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